지역항공 재도전 ‘섬에어’…하이에어 실패 넘을까(1부)

산업 / 최성호 / 2026-03-12 09:15:16
같은 ATR 기종, 다른 전략…울릉공항·도서노선이 성패 가른다
▲섬에어가 도입한 ATR72-600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국내 항공시장에 다시 ‘지역항공’ 모델이 등장하면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형 터보프롭 항공기를 앞세운 섬에어가 취항 준비에 들어가면서 과거 ATR 기종을 운항하다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한 하이에어 사례와 비교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섬에어가 하이에어보다 전략과 기재 측면에서는 진일보했지만, 지역항공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에어는 2019년 국내 최초의 지역항공 모델을 표방하며 ATR 72-500 기종을 도입해 울산을 거점으로 국내선 노선을 운항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수요 급감과 자금난, 낮은 탑승률 등 복합적인 문제로 2023년 운항을 중단했고 이후 기업회생 절차를 밟았다. 현재 회생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실질적인 재운항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하이에어 사례는 지역항공 사업의 현실적인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지방공항 수요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항공산업 특성상 기재 리스 비용과 정비, 인력 확보 등 고정비 부담이 큰 구조여서 소형 항공사일수록 재무적 압박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공항 의존 모델의 경우 수요가 계절성과 지역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등장한 섬에어는 같은 ATR 계열 기종을 사용하지만 사업 전략은 다소 차이가 있다.

◇섬에어 터보프롭 항공기 하이에어와 다를까?

섬에어는 구형인 ATR 72-500 대신 최신 기종인 ATR 72-600을 도입했고, 단순 지방 노선이 아니라 섬과 내륙을 연결하는 지역항공(RAM)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울릉공항 개항과 도서 지역 접근성 개선 수요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항공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울릉공항 개항은 섬에어 사업 모델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울릉도는 그동안 해상 교통에 의존해 이동 시간이 길었지만 공항이 개항할 경우 관광객과 지역 이동 수요가 동시에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신규 수요가 확보될 경우 소형 항공기 기반 지역항공 모델의 수익성이 일정 부분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시장 환경 자체는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지역항공은 탑승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다. 

 

좌석 수가 제한된 소형 항공기는 운임을 지나치게 낮출 경우 수익을 내기 어렵고, 반대로 가격을 높이면 수요 확보가 쉽지 않다.

자금력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항공사는 초기 몇 년 동안 적자를 감내할 자본력이 필요하다. 기재 도입과 정비 체계 구축, 운항 인력 확보 등 초기 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하이에어 역시 운항 초기 단계에서 자금 부담이 커지며 경영난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환경은 섬에어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과 도서 교통 접근성 개선을 강조하면서 지방공항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역항공 사업 모델에도 일정 부분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섬에어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신규 수요 창출과 안정적인 자금 운영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울릉공항 등 신규 공항 효과와 관광·생활 이동 수요가 동시에 형성되고, 초기 적자를 버틸 재무 체력이 확보될 경우 지역항공 모델이 국내에서도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섬에어는 하이에어 실패 사례를 참고해 더 정교한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지만 국내 지역항공 시장 자체가 아직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라며 “신규 공항 수요와 정책 환경, 자금력이 동시에 맞물려야 안정적인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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