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 명도 못 늘려”…자율증원·개혁특위 참여 모두 거부

산업 / 양지욱 / 2024-04-22 09:07:35
의료계 “증원 백지화” 요구… 정부 “원점 재검토는 없어 ”
시민단체 “의대 자율 모집, 원칙 깨고 백기 든 것”비판
▲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이 나흘째 이어지는 23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 대형모니터에 '전공의 진료 공백으로 정상진료 차질'이라는 안내문이 공지돼 있다.2024. 02. 23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에서 한 발 물러서며 대학별 자율 모집을 제시했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를 밀어붙이고 있어 의료 공백 사태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22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SBS뉴스 인터뷰에서 “일단 전공의들, 교수들, 그리고 의협의 공식 입장으로는 한 명도 늘릴 수 없다라는 게 공식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의대 자율 증원’안은 정부 측이 ‘2000명 증원’ 원칙에서 전혀 양보하지 않겠다라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라며 “의대증원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전면 폐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특별브리핑에서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금년에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 중 희망하는 경우 증원된 인원의 50∼100% 범위 안에서 2025학년도에 한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협 비대위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원점 재논의’를 재차 요구하면서, 의사 수 추계위원회 등은 (의료계와) 1대 1로 따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 교수들도 오는 25일 대규모 사직을 예고하고, 정부에 “25일 이전에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를 천명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하고 있다.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의사들은 의료개혁과 관련한 쟁점을 논의하기 위해 신설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개혁특위는 오는 25일 첫발을 뗄 예정이다.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으로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내정됐으며, 위원으로는 6개 부처 정부위원과 민간위원 20명이 참여한다. 민간위원은 의사단체를 포함한 공급자단체 추천 10명, 수요자단체 추천 5명, 분야별 전문가 5명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단체가 의료개혁특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특위 운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개혁특위는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하다”며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전공의단체 또한 특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위를 예정대로 출범시키는 한편, 다음 달 말 최종 확정되는 의대 증원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1년 유예 등 의료계 주장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멈춤 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분을 각 대학이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결정하며 한걸음 물러섰지만, 의료개혁 의지 자체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시민단체는 정부의 ‘대학 자율 모집’ 방침이 의사들에게 ‘백기’를 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논평에서 “흔들림 없다던 정부가 스스로 원칙을 깨고 결정을 번복한 것“이라며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지만,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다시 굴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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