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임 체제 유지냐 분리냐… iM뱅크 차기 행장 인선에 쏠리는 눈

경제·금융 / 손규미 / 2024-10-07 08:57:41
DGB금융, 지난 27일 임추위 첫 가동… 이달부터 승계 절차 본격화
황 회장 은행장 겸임체제 이어질지 여부 관심… 전망은 엇갈려
▲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사진=DGB금융>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지방금융지주들의 은행장 선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변곡점을 알린 iM뱅크 황병우 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시중은행 과점 체제를 깨고 시장에 안착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DGB금융이 안정과 변화 중 어떤 카드를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황병우 iM뱅크 은행장(현 DGB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올해 연말 만료됨에 따라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DG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27일 첫 회의를 개최하고 해당 자리에서 차기 iM뱅크 행장 선임을 위한 경영 승계 절차 및 후보군 선정방식, 평가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임추위는 평가를 거쳐 iM뱅크 행장 1차 후보군과 2차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12월 주주총회를 거친 뒤 2025년 1월부터 행장 업무를 맡는다.

현재 차기 행장 후보로는 황병우 현 행장을 비롯해 은행 부행장급과 지주사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주에서는 김철호 그룹감사총괄 부사장이, 은행 내에서는 강정훈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이상근 ICT그룹 부행장, 이해원 영업지원그룹 부행장이 거론된다.

iM뱅크 차기 행장 인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DGB금융의 현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할 것이냐 분리할 것이냐에 대한 여부다.

DGB금융은 현재 금융지주들 중 유일하게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대구은행(현 iM뱅크)장에 오른 황 행장은 올해 3월 지주 회장직에도 오르며 행장직을 겸임해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황 행장의 연임 여부를 두고 엇갈린 시선을 내놓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승격된지 6개월 정도로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수도권 영업강화, 내부 프로세서 안정화 등 시장 안착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황 행장이 1년 더 행장을 겸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은 현재 시장침체에 따른 은행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 등으로 인해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

DGB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6%나 급감했다. 주력 계열사인 iM뱅크의 실적도 악화됐다. iM뱅크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감소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1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는 모험을 벌이기보다는 시중은행 전환을 진두지휘한 황 행장에게 다시금 힘을 실어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황 행장은 김태오 전 회장이 그룹의 수장이 된 이후부터 5년간 DGB금융지주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그룹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 정통한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총괄하고 전환된 직후부터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전략으로 내세워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 안착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렇기에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어나가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iM뱅크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시장에 조기안착하기 위해서는 황 행장의 겸직 체제가 유리하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황 행장의 연임설에 힘을 싣는다. 황 행장이 iM뱅크 행장을 계속 겸임할 경우 지주사와 은행의 신속한 의사 결정과 더 강한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금융당국이 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황 행장의 겸직 체제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들도 있다.

당국은 지주 회장들이 우호세력을 앞세워 오랜 기간 재임하는 제왕적 지배구조 시스템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지나친 권력이 내부통제 부실을 초래하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회사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금융당국이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시그널을 보내거나 압박을 가하면서 최근 분위기는 임기 만료를 앞둔 지주 회장들이 연임하지 않고 용퇴하거나 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추세다.

또한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금융지주사 및 계열사 CEO의 과도한 장기집권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로 연임을 지속하는 관행을 끝내겠다는 당국의 의지로도 읽힌다.

이 때문에 제왕적 지배구조로 인해 금융당국의 비판을 받은 전력이 있는 DGB금융지주가 당국의 뜻과 대치되는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김태오 전 회장의 사례처럼 황 행장이 행장직을 내려놓고 후임 선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GB금융 관계자는 "지난 27일 열린 회의는 임추위 개시 결정을 내린 자리"라며 “향후 열릴 회의에서 차기 행장 선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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