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휴머노이드, ‘현장 투입’ 현실로…노조가 막아선 쟁점은 ‘고용·통제권·책임’(2부)

모빌리티 / 이덕형 기자 / 2026-01-26 08:47:00
현대차 ‘아틀라스 2028 투입’에 노조 “합의 없인 1대도 불가”
BMW·벤츠는 물류부터 시험, 미국은 비노조 공장이 변수
피규어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공장 생산라인에 들어오는 ‘초기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공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뒤 국내 노조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현장에서 파일럿을 진행 중이지만, 노조의 반응은 각국의 노사 구조와 공장 지형에 따라 온도차가 뚜렷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신규 기술 로봇은 작업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취지로 공개 경고를 내고, 휴머노이드 투입이 “고용 충격”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봇 도입이 원가 절감과 인력 대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특히 현대차가 아틀라스를 연 3만대 수준으로 양산해 미국 조지아 공장부터 적용한 뒤 전 생산거점으로 넓히는 구상을 밝히면서, 국내 생산 및 고용과 맞물린 갈등 축도 동시에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해외에서는 ‘노조의 즉각 반발’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사례도 있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Figure AI의 휴머노이드 ‘Figure 02’를 실제 생산 환경에서 시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스파턴버그 공장은 전통적으로 비노조 공장으로 분류되는 만큼, 한국처럼 단일 교섭창구가 전면에 나서 “사전 합의”를 요구하는 구도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점이 다르다. 

 

대신 미국 남부 제조업 전반에서 노조 조직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자동화·로봇 도입은 향후 임금·고용 안정 논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라인 작업자 대체’보다 ‘라인을 돕는 물류’에 먼저 배치하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Apptronik의 ‘Apollo’를 부품을 라인으로 가져오는 키팅(assembly kits), 단순 반복·위험 작업 보조, 품질 점검 등에서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벤츠는 Apptronik에 지분 투자까지 진행하며 베를린 디지털팩토리 캠퍼스와 헝가리 공장에서 테스트를 이어가고, 적용 거점을 확대할 계획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노조 변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앨라배마 벤츠 공장의 경우 2024년 UAW 조직화 투표에서 노조가 패배하며 비노조 체제가 유지됐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로봇 도입 자체에 대한 공식 노조 대응이 전면에 나오기 어렵다. 

 

다만 같은 맥락에서 노동자들은 “안전, 작업강도, 공정한 보상”을 이유로 노조 필요성을 주장해 왔고, 휴머노이드 같은 차세대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고용 안정과 작업 전환(재배치·재교육) 문제는 다시 표면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머노이드 공장 도입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는 고용이다. 기업은 “인력난·위험작업 대체”를 내세우지만, 노조는 생산성 향상이 곧 인력 감축과 외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둘째는 통제권이다. 로봇이 공정의 표준이 되면 작업 속도와 방식이 시스템에 의해 규정되고, 이는 현장 작업자와 노조의 교섭력 변화로 연결된다. 

 

셋째는 책임이다.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만큼 충돌·오작동·품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주체(작업자·관리자·협력사·로봇 제조사)와 안전 규정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현장 갈등이 커질 수 있다.

결국 같은 ‘휴머노이드 도입’이라도, 한국처럼 노조가 강한 사업장은 “사전 합의 없는 투입 불가”가 출발점이 되고, 미국 남부처럼 비노조 공장 비중이 큰 지역은 파일럿을 빠르게 진행하되 장기적으로 조직화·안전·보상 논쟁이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의 아틀라스 계획은 기술 경쟁의 속도만큼이나, 로봇이 벌어들이는 생산성의 과실을 누가 어떻게 나눌 것인지라는 노사 의제가 동시에 커졌다는 점에서 ‘공장 로봇 시대’의 첫 충돌 사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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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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