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글로벌 방산기업 ‘광폭 행보’…KAI 경영 참여·오스탈USA 인수 추진

산업 / 양지욱 기자 / 2026-08-12 08:44:46
KAI 지분 15.89%까지 확대…‘경영 참여’ 목적·기업결합심사 신청
한화디펜스USA, 오스탈USA에 최대 1.7조원 규모 인수안 제시

한화그룹이 항공·우주와 조선·해양방산 사업 부문을 동시에 확대하며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 도약을 본격화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빠르게 늘리며 경영 참여에 속도를 내는 한편, 미국에서는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인수에 나섰다.

 

▲ 김동관 수석 부회장 [한화]

 

한화의 이 같은 광폭횡보는 항공·우주 분야의 체계종합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조선·해양방산의 해외 생산 기반까지 넓혀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방산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화의 KAI 지분 확보 속도다. 

 

한화시스템이 최근 한 달간 KAI 지분 3.45%를 장내 매입하면서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총 15.89%까지 높아졌다. 

 

한화는 지난달 추가 매입 계획을 밝힌 뒤 불과 한 달 만에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하고 KAI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화는 KAI 지분 보유 목적도 단순 재무 투자가 아니라 ‘경영 참여’로 명시했다. 현재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다. 향후 정부 주도의 KAI 민영화가 공론화될 경우 인수 또는 통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은 상태다. KAI 민영화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KAI가 한화에 중요한 이유는 육·해·공·우주 방산 체계 사업의 포트폴리오 완성이다. 현재 한화는 항공엔진과 유도무기, 레이더, 위성은 물론 지상·해양방산 분야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 반면 KAI는 전투기와 헬기, 무인기 등 항공 분야의 체계종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 간 결합도가 높아질 경우 한화는 지상과 해상에서 항공·우주까지 이어지는 종합 방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한화 역시 KAI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조선·해양방산 시장이 핵심 축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의 사업 법인과 운영자산을 인수하는 예비적·비구속적 제안을 지난 10일(현지 시간) 제출했다. 제시된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달러, 약 1조5000억~1조7000억원이다. 한화는 이미 오스탈 지분도 19.9%까지 확대했다.

오스탈USA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의미는 단순한 조선소 확보를 넘어선다. 한화가 미국 현지에서 조선·해양방산 사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 역시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미국 내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인수 제안은 예비적·비구속적 단계로, 향후 실사와 협상 과정이 남아 있다.

한화가 KAI와 오스탈USA에 동시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체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KAI를 통해 항공·우주 분야 체계종합 역량을 보강하고, 미국에서는 오스탈USA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구도다.

한화그룹이 최근 2040년까지 55조원을 투자하는 ‘AI 우주강국’ 전략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자 발사체와 위성, 저궤도 통신망, 국방 AI 데이터센터 등을 아우르는 통합 우주·국방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오스탈USA 인수 추진은 각각의 투자라기보다 한화가 그리고 있는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 구상의 양대 축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항공·우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에서 조선·해양방산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대형 방산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려는 것이다. 

 

한화의 방산 확장이 단순한 몸집 불리기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체급 전환’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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