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열흘 앞두고 정부 중재 아래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서 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국내 산업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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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리는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중앙노동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1차 사후조정회의를 열었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밤 9시30분께 회의를 종료했다. 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약 11시간30분 동안 협상을 이어갔으나 중노위는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12일 2차 회의 일정만 공지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성과급 제도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하고 상한선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회의 전 “회사가 성과급 제도화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반면 사측은 경쟁사를 뛰어넘는 수준의 특별 포상은 가능하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를 단체협약 형태로 제도화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회의장 입장 과정에서 “노력해야죠”라는 짧은 답변만 내놓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가 한국 반도체 확보에 주목하는 시기에 노사 불협화음으로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며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 파업이 한국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경쟁국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생산 안정성과 공급 차질 가능성을 직접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고객사는 파업 상황과 생산 현황을 주 단위로 공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12일 열리는 2차 조정회의가 사실상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중노위가 현재 절충안을 마련 중이며 이날 조정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후조정은 노사 동의 아래 재개되는 특별 조정 절차로, 여기서 합의안이 도출되면 단체협약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다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성과급 상한 폐지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간 간극이 워낙 커 극적 타결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만약 이번 조정까지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후 두 번째 총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초기업노조 조합원이 7만3000명 규모에 달하는 데다 실제 파업 참여 인원도 3만~4만명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 차질 우려가 2024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당시보다 훨씬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 계획을 예고한 상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40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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