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4년 연속 ‘한국 3대 교역국’…교역액 945억달러 사상 최대

산업 / 이덕형 / 2026-01-26 08:32:02
반도체 수출 37% 급증·K-소비재 확산…대베트남 무역흑자 310억달러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의 삼성전자 공장./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출이 사상 처음 7천억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베트남이 중국·미국에 이어 4년 연속 한국의 3대 교역국 지위를 유지했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K-뷰티·K-푸드 등 소비재 수출 확대가 교역 증가를 견인하며 양국 교역 규모는 945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베트남 수출은 628억달러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고,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은 318억달러로 11.7% 늘었다. 

 

이에 따라 양국 교역액은 868억달러에서 945억달러로 9.0% 확대됐다. 이는 중국(2천727억달러), 미국(1천962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중국의 약 35%, 미국의 48% 수준이다. 베트남은 2022년 일본을 제치고 3위에 오른 이후 4년 연속 해당 순위를 지키고 있다.

국가별 수출 증가율에서도 베트남은 7.6%로, AI 반도체 수요가 집중된 대만(44.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베트남 무역수지는 310억달러 흑자로, 전년(299억달러)보다 11억달러 확대됐다. 

 

이는 미국(495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베트남은 2022년 한때 한국의 최대 흑자국에 오르기도 했으며, 이후 3년 연속 2위 흑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교역 확대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다. 지난해 한국 전체 반도체 수출은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2% 증가한 1천73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베트남은 한국 반도체의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로, 지난해 대베트남 반도체 수출액은 247억달러로 36.7% 증가했다. 여기에 한류 확산을 바탕으로 화장품, 가공식품 등 소비재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베트남 교역은 1992년 수교 당시 5억달러에 불과했지만, 30여 년 만에 약 190배 성장했다. 

 

교역 품목 역시 직물·의류 중심의 노동집약형 구조에서 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전환됐다. 

 

2014년 체결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교역 규모는 300억달러대에서 900억달러대로 세 배 이상 확대됐다. 당시 한국의 8위 교역국에 머물던 베트남은 FTA 발효 이듬해인 2015년 4위로 도약했고, 2022년 일본을 넘어 3위에 안착했다.

양국 교역 구조는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 확대와 밀접하다.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중간재를 공급한 뒤, 완성품을 역수입하거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가 주류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물량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하노이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하는 등 현지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한국은 핵심 교역 파트너다. 베트남 관세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월 기준 한국은 베트남의 2위 수입국이자 4위 수출국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의 대한국 수출은 261억달러로 일본과 인도를 앞섰고, 수입에서는 544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미·중 의존도를 완화하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베트남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양국 간 상호 보완적 교역이 지속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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