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없으면 흔들리는 한국 수출…‘7천억달러 신기원’ 뒤에 숨은 위험 신호

IT·플랫폼 / 최성호 / 2025-12-07 08:28:30
AI 특수로 사상 최대 눈앞이지만 15대 품목 중 10개 역성장…반도체 비중 28% ‘역대급 쏠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사진=자료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국 수출이 연간 7천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도 반도체를 제외하면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AI 호황이 만든 화려한 성과 뒤에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통상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수출액은 6천402억달러로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러한 흐름이 12월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 수출은 처음으로 7천억달러 벽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세부 통계를 뜯어보면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오히려 1.5% 감소한 4천876억달러에 그치며 주요 품목의 전반적 부진이 확인됐다. 

 

15대 수출 품목 중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바이오헬스, 컴퓨터를 제외한 10개가 모두 역성장했고 일반기계(-8.9%), 석유제품(-11.1%), 석유화학(-11.7%), 철강(-8.8%), 자동차부품(-6.3%), 무선통신기기(-1.6%), 디스플레이(-10.3%), 섬유(-8.1%), 가전(-9.4%), 이차전지(-11.8%)가 일제히 후퇴하며 산업 저변 약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반도체는 AI 수요 폭발에 힘입어 11월까지 누적 수출 1천526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최대치(1천419억달러)를 한 달을 남기고 이미 넘어섰고 11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28.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며 ‘반도체 쏠림’ 구조가 한층 심화됐다. 

 

2000년대 초반 10%대에 머물던 비중은 올해 들어 대부분 20%대를 유지하며 한국 수출의 절대축으로 굳어졌고 반도체 경기 변동이 국가 경제 전반의 충격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경고도 커지고 있다.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의존도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비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1.5%에 그친 것은 선방한 결과”라며 “철강과 자동차, 석유화학이 미국 고율 관세 여파에도 예상보다 잘 버텼고 선박과 바이오가 하반기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도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 등 주력 제조업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만 홀로 성장하는 불균형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강 실장은 “반도체 단가가 내년에도 일정 수준 유지될 가능성이 있고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전체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만큼 수출이 계속 버티더라도 산업 구조의 한쪽 편중은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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