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동결 쪽, 日은 9월 인상 부상…韓 ‘달러·엔’ 셈법 바뀐다

국제 / 최은별 기자 / 2026-08-15 08:21:09
美 7월 PPI 전월比 0%·Fed 인상확률 35%…BOJ 인상 가능성은 80%
▲ Ai 생성 이미지 [토요경제]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는 사이 일본은행(BOJ)의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커졌다. 세계 금융시장의 두 축인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이 엇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는 달러 강세와 한·미 금리차 확대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다만 일본 금리 상승으로 엔화가 빠르게 오르면 엔캐리 자금이 빠져나가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로이터는 14일 BOJ가 이르면 다음달 17~1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올리고 이후 인상 속도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OJ는 6월 기준금리를 1%로 올린 뒤 지난달 동결했다. 현재 금융시장은 다음달 인상 가능성을 약 80% 반영하고 있다.

BOJ 내부 기류도 달라졌다. 로이터가 인용한 관계자는 “조기 금리 인상이 시야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AI 투자 확대, 엔화 약세가 일본 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의 7월 생산자물가도 최근 3년 사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13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과 같았다. 시장 예상은 0.2% 상승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6월 5.5%에서 7월 4.7%로 낮아졌다. 상품 가격은 0.7% 떨어졌고 서비스 가격은 0.2%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생산자물가가 7월 변동이 없었다”며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월 3.5%에서 7월 3.4%로 둔화했다. 물가와 고용 지표가 함께 약해지면서 다음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주일 전 55%에서 35%로 내려왔다.

Fed 인사들의 발언도 다소 누그러졌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지표가 “조금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Fed는 현재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소비자·생산자물가와 고용지표가 함께 약해지면서 단기 금리 인상 전망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에는 우선 미국 쪽 변화가 유리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2.75%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6일 원화 약세와 물가 압력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국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질 위험이 줄고,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을 방어해야 하는 부담도 일부 낮아진다.

국내 증시도 반응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4.60포인트, 2.42% 오른 6977.94로 마감했다. 로이터는 미국 물가 안정과 Fed 인상 전망 후퇴, AI 기업 실적 호조가 아시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미국 S&P500도 전날 0.65% 오른 7798.9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한국에 더 복잡한 변수다. 14일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59엔대를 나타냈다. 엔화 가치는 여전히 약한 수준이다. BOJ가 금리를 올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자동차·기계·전자 등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는 위험도 있다. 일본의 초저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던 엔캐리 자금이 금리 인상과 엔화 강세를 계기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BOJ가 인상 속도를 높이면 엔캐리 청산도 빨라질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증시와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물가가 완전히 잡혔다고 보기도 어렵다. 7월 PPI에서 식품·에너지·유통마진을 제외한 물가는 전월보다 0.4%, 전년보다 4.7% 올랐다. 로이터는 7월 말 급등한 국제유가가 이번 생산자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브렌트유도 14일 배럴당 87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며 주간 기준 약 4% 상승을 향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주목해야 할 변수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이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미국이 동결 쪽으로 기울고 일본이 인상을 앞당기면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던 구도는 약해질 수 있다. 한국에는 원화와 수입물가 측면에서 부담을 줄이고 일본 기업과의 수출 경쟁에서도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변화다.

다만 BOJ의 금리 인상이 엔캐리 청산으로 번지면 주식시장은 반대로 흔들릴 수 있다. 앞으로는 Fed가 금리를 올리느냐만큼 BOJ가 얼마나 빨리 금리를 올리느냐가 한국 금융시장과 수출기업의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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