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상라인 “쿠팡 사안은 통상과 분리”…플랫폼 규제 외교 쟁점화 차단

산업 / 이덕형 / 2026-01-12 05:52:29
여한구 본부장, 정보 유출은 국내 법·소비자 보호 문제 강조…미 의회 우려엔 입법 취지 직접 설명 방침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통상·외교 이슈와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둘러싼 미국 측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통상 마찰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고 정책 취지를 직접 설명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 본부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나 “쿠팡 문제와 관련해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제기된 사안은 없다”며 “통상이나 외교 이슈와는 구분해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특정 미국 기업을 타깃하거나 차별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본질은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보 유출과 이후 대응의 미흡 여부로, 비차별적이고 공정한 법 집행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한국 법인 지분 100%를 미국 상장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보유하고 있고, 모회사 의결권의 70% 이상을 창업주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쥐고 있다. 

 

이 구조를 근거로 미국 일부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한국 국회가 쿠팡 사안을 강도 높게 다루는 것이 미국 테크 기업을 겨냥한 규제 강화 신호라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특히 지난해 말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법을 두고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장벽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라는 불만도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 본부장은 “우리 정책과 입법 의도를 명확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측에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어 상·하원 의원들과 디지털 관련 산업 협회 등을 폭넓게 접촉해 한국 정부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목적이 특정 국가나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 보호와 시장 공정성 확보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외교·통상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한미 통상 현안과 관련해서는 비관세 장벽 논의를 위해 추진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일정이 한차례 연기된 것과 관련해 “USTR과 일정과 의제를 긴밀히 조율 중이며 준비가 되는 대로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톱 레벨과 실무 레벨 모두에서 상시 소통하며 건설적으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관련 판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에 따라 변수가 많다”며 “미 정부, 로펌, 통상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상·하원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한국의 입장을 설명한 뒤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정확히 반영되고 설득될 수 있도록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덕형
이덕형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덕형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