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1200억 무이자 CB의 역설…CJ 과반 흔들리나

산업 / 김지영 기자 / 2026-11-05 02:11:25
전액 주식 전환 땐 CJ 지분 50.9%에서 44%대로 하락 가능
전환가 5000원 가정 시 약 149억원만 전환해도 과반 상실
▲ CJ CGV

 

CJ CGV의 무이자 전환사채(CB) 발행 추진이 최대주주 CJ의 지배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자금조달에 따른 이자 부담은 낮출 수 있지만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CJ가 과반 지분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알려진 발행조건을 종합하면 이번 전환사채는 CJ CGV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최대주주의 지분을 희석할 수 있는 구조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2일 CJ CGV(정종민)가 약 12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주요 조건은 만기 5년, 표면금리와 만기보장수익률 모두 0%다. 투자자는 발행 1년 후부터 주식 전환을 청구할 수 있고 2년 후부터는 3개월마다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은 없으며 발행사와 최대주주에 부여되는 콜옵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발행 총액과 전환가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발행의 핵심은 CJ의 지분율이다.

CJ CGV의 최대주주인 CJ(손경식·김홍기)는 보통주 8428만131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약 50.9%로 과반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CJ는 2024년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전량을 약 4444억원으로 평가해 CJ CGV에 현물출자했다. 그 대가로 신주 4314만7043주를 취득하면서 당시 33.6% 수준이던 지분율을 50.9%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번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지분구조가 달라진다.

기존 발행주식 약 1억6558만주를 기준으로 전환가액을 5000원으로 가정하면 1200억원 전액 전환 시 약 2400만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전체 주식 수는 약 1억8958만주로 늘어나고 CJ의 보유주식이 그대로라면 지분율은 약 44.5%로 낮아진다.

과반 지분이 무너지는 기준점은 더 낮다. 현재 주식 수를 기준으로 CJ가 과반을 유지할 수 있는 추가 발행 여력은 약 298만주다. 전환가액이 5000원이라면 약 149억원을 넘는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때 지분율이 50% 아래로 떨어진다. 전체 발행 예정액의 약 12.4% 수준이다.

다만 이는 가정에 따른 계산이다. 실제 전환가액과 발행 규모, 전환 시점의 주식 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과반 지분 상실이 곧 경영권 상실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다른 주주들의 지분이 분산돼 있다면 CJ는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단독 과반 지분을 보유할 때보다 주주총회 의결 등에서 다른 주주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전환사채에는 발행사나 최대주주가 투자자에게 사채 매도를 청구할 수 있는 콜옵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가 계약상 권리를 활용해 전환사채를 회수하거나 주식 전환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재무 측면에서는 무이자 조달의 이점이 분명하다.

CJ CGV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16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310.5% 늘었다. 그러나 순손실 28억원을 기록했고 6월 말 부채총계는 3조3627억원에 달했다.

CJ CGV는 지난 4월과 5월에도 CJ의 자금보충약정을 바탕으로 총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차환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무이자 전환사채는 당장의 현금 이자 부담을 늘리지 않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다만 회사가 부담할 비용은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아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CJ CGV는 해당 사채의 현금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부진하면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예정대로 올해 12월 발행된다면 2027년 12월부터 주식 전환이 가능하고 2028년 12월부터 조기상환청구가 가능해진다.

이번 전환사채는 CJ CGV의 현금조달 부담과 CJ의 지배력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드러낸다.

CJ CGV에는 주식 전환을 통한 채무 부담 축소가 유리할 수 있지만 최대주주인 CJ에는 같은 전환이 지분 희석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번 자금조달의 관건은 무이자라는 조건보다 최종 전환가액과 실제 전환 규모다.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이 최대주주의 지배력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발행 이후 주식 전환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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