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美 전기차 정책에 한국 수혜, 사실일까

체크Focus / 김태관 / 2022-08-12 01:58:35
중국산 핵심 원재료 사용 전기차 세액공제 제외 등 중국 배제정책...IRA 美상원 통과
현재 중국 중심 밸류체인 완전 억제는 불가능에 가까워
▲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이 이른바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을 통과시키면서 전 세계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에 엄청난 변화가 따를 전망이다.

미국 상원은 7일(현지시각)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 IRA를 통과시켰다. 이후 하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을 거쳐 실행될 예정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제조업체당 한도(기존 20만대) 삭제 △우려 외국집단에서 2023년 이후 생산·조립된 배터리 부품, 2024년 이후 배터리 핵심 원재료 배제 △보조금 대상은 미국과 FTA 국가에서 생산·가공, 혹은 북미에서 재활용되는 배터리 부품·원재료의 최소 비율(2023년 부품/원재료 비율 각 40%, 50%부터 시작. 이후 매년/2년 10%p씩 상승 등이다.

이는 한마디로 미국 전기차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이자 ‘우려 외국집단’인 중국을 철저히 배제하려는 것이다. 이 규정을 맞추기 위해선 북미 내 생산시설 확충이 필수다. 현재 국내 업체들이 미국 투자를 가속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중국 배제정책은 한국 기업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배터리 1위를 달리는 중국 CATL를 비롯, 멀지 않아 미국 테슬라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자국 내에 갇혀 글로벌 무대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히 뜯어보면 실현 불가능한 조항이 숨어있다.

IRA를 요약하면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부품과 소재를 사용해 배터리를 만들어야 하고, 이때 원자재도 미국이나 미국 우방국에서 만든 것을 써야만 100% 보조금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결국 중국산 소재나 미국 외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만들면 미국 전기차에 장착하기 어려워진다. 그런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주요 원재료 비중은 전 세계의 70%가량 된다. 가장 비중이 낮은 분리막 54.6%, 양극재 57.8%, 음극재 66.4%, 전해액은 71.7%나 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각각 11.9%, 20.2%, 8.7%, 8.1%에 불과하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재료들인 희토류와 니켈, 리튬 등은 중국이 거의 장악한 상태다. 비록 이 법안이 오는 2027년까지 말미를 주긴 했으나 그때까지 원재료 공급처를 대체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만일 중국이 당장 소재 하나라도 수출을 중단한다면 전 세계 모든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정도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치렀던 ‘소부장’ 전쟁을 예로 들며 소재를 국산화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 역시 중국산 소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의 행보는 단순히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국은 태양광 산업에서도 중국산 밸류체인을 배제하려고 했지만 실현이 어려워 2년을 유예했다. 원료와 소재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어서다. 마찬가지로 2년 후가 되더라도 미국에서 태양광 밸류체인이 완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의 행보는 중국에 경고를 보내는 차원에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미국의 동맹을 결속하는 데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를 망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만일 이 법안이 현실화한다면 미국산 전기차 가격은 상당히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2027년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없다”며 “표를 얻기 위한 트럼프식 정치선동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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