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1일차 ‘전기차 의무화 폐지’ 선언… K배터리 “당혹”

산업 / 양지욱 / 2025-01-23 07:34:43
배터리 3사 “미국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 취임 첫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혀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변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 정책 변화에 국내 기업이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전임 정부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해 온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은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해 2023년 7.6%에 그쳤던 미국 신차 내 전기차 비중을 2032년까지 56%까지 확대한다는 행정명령이다.

이 정책이 폐지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도 없어지게 된다. 2022년 발효된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IRA는 완성차와 배터리를 대상으로 ▲ 구매자 대상 전기차 세액공제 ▲ 투자 세액공제 ▲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등 크게 3가지 형태의 보조금이다.

완성차업계와 배터리 제조사들은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누리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와 배터리업체가 받는 AMPC의 존속 여부가 관심 대상이다.

AMPC는 북미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배터리에 대한 생산 보조금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로 투자기업에 대해 배터리셀은 ㎾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h당 10달러를 환급하는 제도이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 제도에 따라 분기마다 최대 수천억 원의 혜택을 받았다.

관련 업계는 트럼프의 전기차 의무화 폐지 정책으로 AMPC 혜택도 폐기되거나 축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IRA 폐기를 위해선 상·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IRA를 바로 폐기하기보다는 행정명령 등을 통해 IRA에 따른 혜택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IRA폐기에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공화당 의원들은 지역구에서 일자리 창출 등 IRA 시행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의식에 법안 전면 폐기에는 반대하고 있다.


◆ 배터리 3사… 예상했던 일이지만 미국 정책 기조 변화에 ‘언급’은 꺼려해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 수순에 들어가자 미국에 공장을 신설하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던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미국 정책 기조 변화에 언급하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지만 취임식 날 전기차 의무화 폐지 선언은 당황스러웠다”라며 “올해와 내년 오픈할 현지 공장들의 가동 시점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RA나 AMPC 같은 정책보다 미국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ESS(에너지저장장치)와 BaaS(Battery as a Service)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라고 전했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을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SDI는 “북미시장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23일 실적 발표 때 나오는 올해 ‘사업 전망’을 참고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SK온도 “미국 전기차 시장은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곳이다”라며 “북미 사업엔 변화가 없다”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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