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디지털에 밀려 문 닫은 은행점포들…‘복합 문화 공간’ 재활용 시도

산업 / 문혜원 / 2021-07-06 16:29:02
폐쇄 점포들 임대를 내놔도 한계‥코로나 불황에 유휴 부동산 내놔도 ‘안팔려’
일부 은행들 “청춘 문화 공간 및 복지시설로 탈바꿈 시도…임시공간 한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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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 KB국민은행 청춘마루, 오른쪽 :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센터 (사진= 각 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디지털·비대면 거래 추세에 따라 은행 점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최근에는 급속하게 시중은행 중심으로 지점을 통폐합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빈 은행지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은행 지점의 부재로 아쉬워지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통상 상가 건물 1층에 자리 잡아 있던 은행지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니 은행을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방문 거래하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할 정도다. 이에 최근에는 이러한 빈 지점들을 어떻게 활용하나에 대한 고민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지점 중 은행 자가 건물에 해당되는 유휴 부동산 매각 중 안 팔리거나 팔리기에는 애매한 지점들을 공익을 위해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경영 효율화라는 차원에서 점포 통폐합을 급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점포 통폐합이라 함은 은행과 증권 등 한 몸이 되는 다용도 점포(PWM)를 말한다. 점포 축소는 단기간에 계획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은행들의 설명이다.


점포 축소가 급속하게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당시 국내 시중은행들의 국내 점포 수(지점 및 출장소 포함)는 같은 해 3월 말 7356곳에서 2016년 3월 말에는 7217곳으로 1년 새 139곳이나 줄었다.


2017년에는 5대 은행 중심으로 312개 점포가 축소됐으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및 언택트(비대면)화가 일상 속에 자리 잡게 되면서 ‘몸집 줄이기’는 가속화돼 지난해 기준 303개가 줄었고, 올해에는 지난 3월 말 2842개로 축소됐다.


이후 점포 통폐합 작업으로 유휴 점포 수가 크게 늘자 이를 활용하기 위한 임대 사업은 2016~2017년 사이 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은 기존 점포 대신 디지털 전환업무로 탈바꿈하고 있거나 일부 지점을 리뉴얼하기도 했다. 이는 자가 건물(임대인이 은행)일 경우에만 해당된다.


이처럼 은행들이 빈 점포를 임대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은행 영업점 건물에 대한 임대 면적 규제가 2016년부터 없어졌기 때문이다.


2015년 이전까지 은행은 직접 사용하고 있는 점포 면적과 동일한 크기의 면적까지만 임대업을 할 수 있었고, 2015년부터 이 면적 규제가 9배 이내로 완화됐다가 1년 만에 아예 폐지돼 임대 가능 공간을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 바 있다.


일부 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시스템을 통해 건물 입찰에 나선다.


문제는 은행이 임대인을 둬서 자가 건물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또한 현재는 부동산 경기 둔화로 여의치 않음에 따라 매각을 못하고 텅 빈 상가로 두는 점포들이 늘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빈 지점 등의 유휴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는 것은 부동자산의 유동화를 통해 조금이라도 유보금 규모를 늘려 향후 시장 변화에 대응하자는 차원에서다.


현재 은행들은 가급적 점포를 매각할 계획이나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자가 부동산일 경우 유효 부동산은 통상 매각 건수도 많지 않을 뿐더러 임차기간에 맞춰 만료가 되면 아예 점포가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에 일부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휴 부동산 중 소외지역에 속하는 지점들을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거나 노인복지시설 등으로 서민들이 편하게 이용하는 방안이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지점 보유 필요성이 없어진 은행 점포들의 경우 지역민들이 공익활동차원에서 활용이 가능한 문화콘텐츠를 사용해 장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면서 “특히, 고령층 등 은행 방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창구서비스를 새로 개편하는 방안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은행들은 자가 부동산에 해당 되는 빈 점포를 문화공간이나 디지털업무 등 새로운 활용공간으로 리뉴얼로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폐쇄된 지점들을 모두 문화공간으로 활용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서울 홍익대 앞 빈 지점 한 곳을 ‘KB락스타 청춘마루’로 탈바꿈해 지금까지 청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춘마루는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모든 공간이 문화예술 콘텐츠, 젊음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구성됐다.


지하 1층엔 청춘책방이 있다. 1층에는 바이오인증 현금입출금기(ATM), 사진을 즉석 인화하는 ‘해시스냅’이 있다. 2층에서는 명사의 강연이 이뤄지며, 하늘 아래 3층에서는 전시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신촌지점에 시니어 플러스 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시니어 고객들의 여가활동과 자기계발 등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할 수 있게 장소를 대여하게 한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가 건물일 경우 이용할 만한 면적, 물리적 제약이 없으면 충분히 고려할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결국은 팔아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문화공간활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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