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세종시 국민투표, 헌법유린 처사"

산업 / 토요경제 / 2010-03-02 10:25:48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청와대와 여권 일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세종시 국민투표론'과 관련, 2일 "국회의 입법권을 제치고 국회를 바지저고리로 만드는 위헌적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이 총재는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 모두발언에서 "진심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헌법을 유린하는 무모한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제(1일)는 청와대 관계자가 세종시 문제가 아무런 결말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 대통령이 중대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고, 이것이 국민투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도됐다"며 "전직 대통령, 현직 대통령이 모두 국민투표론을 꺼내 들고 나오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투표의 정확한 개념도 모르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유용하다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함부로 떠들고 다닌다"며 "세종시 문제는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한 정책 즉, 대한민국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적으로 국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치적으로도 국민투표론은 지혜롭지 못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주장"이라며 "정권이 세종시 문제를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반대 견해가 유력한 상황에서 국민투표에 붙인다면 국론분열로 인한 국민갈등은 극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입법으로 제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는 중요정책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며 "세종시 문제는 법의 제·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정부가 이미 입법예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국민투표를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시행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선거법 위반"이라며 "국민투표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이행하게 되면 정부의 국민투표에 대한 홍보선전은 국민투표를 지지하는 여당 후보에 대한 홍보선전도 함께 하는 결과가 돼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서도 "개념도 애매모호하고 이념 정체성조차 분명치 않은 중도실용의 개념을 3·1정신과 같은 것처럼 말하는 것은 3·1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3·1운동의 대승적 화합정신을 중도실용 정신이라고 풀이했다"며 "이것은 지나친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 3·1운동의 정신은 어디까지나 민족적 정체성과 자주독립이라는 확고한 이념적 토대 위에 서 있는 것"이라며 "어설픈 중도실용의 개념을 갖다 붙일 수 없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이 대립·갈등으로 국민이 분열해서는 선진화의 길을 갈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금 누가 대립 갈등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는가"라며 "평지풍파로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아 온통 갈등 분열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것이 바로 대통령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도의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세종시 원안을 추진할 생각이 없는데도 선거에서 약속을 하고 당선된 뒤에도 계속 약속을 되풀이하다가 뒤늦게 그 약속을 뒤집은 것은 어떤 잣대로도 도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며 "도의를 말하려면 먼저 세종시 수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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