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사, 위험관리 가능한 지배구조 필요"

산업 / 토요경제 / 2010-02-25 17:54:52
금융감독원 이장영 부원장은 25일 "리스크 관리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가 실적에 급급해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리스크 지배구조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한국금융연구원과 금감원이 공동 주최한 '금융회사의 리스크 지배구조 개선' 심포지엄에 참석해 "금융위기 과정에서 이사회와 경영진들의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문제가 많이 거론됐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최고경영진의 독단적인 행동을 견제하는 리스크관리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기를 맞게 된 사례가 많다"며 "강력한 리스크관리 문화 구축과 리스크 전담임원의 독립성 및 전문성 확보는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실시하고 있지만 이사회나 경영진이 위기 상황대비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결과를 활용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원장은 "국내 금융기관의 리스크 문화 역시 아직 확고하게 정립돼 있지 않는데다 리스크 전담임원(CRO)의 근속기간도 짧고 법적 지위도 취약하다"며 "지난 5년간 CEO의 평균재임기간은 42개월인데 비해 CRO의 임기는 18개월로 CEO의 절반도 안 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한국금융연구원 구정한 연구위원 역시 "CRO의 적정한 임기보장이나 장기근속을 통해 금융회사가 단기업적 위주로 운영돼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CRO는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CEO에 직접 보고하는 등의 적절한 보고체계 확립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명직 한양대 교수는 "CRO의 이니셔티브만으로 현재의 리스크 관리 관행을 과감히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금융위기의 경험을 토대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새로운 규제 프레임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CRO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략기획, 집행임원회의 보상체계 마련, 신규상품 및 비즈니스 승인 등 주요 의사 결정에서 리스크가 반영될 수 있도록 CRO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CRO가 리스크위원회 및 이사회에서 설정한 리스크 균형이 사업과 부합한 지 평가한 뒤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