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경제 발목 잡을 수도

산업 / 토요경제 / 2009-09-11 18:31:18
성장률.재정에 위협 기획재정부가 펴낸 '거시경제 안정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중장기 위험요인으로 급격한 고령화와 잠재적 재정 부담 증가 가능성을 꼽았다.
성장잠재력 둔화 가능성과 소득 격차 확대, 환경 부문의 부담 증대 등도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우선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08명에서 1.28명으로 소폭 증가한다면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 4천934만명으로 정점에 오른 뒤 감소한다.
또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구성비는 2010년 11.0%에서 2050년이면 38.2%로 크게 높아져 2018년이면 고령사회,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노년부양비(15∼6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년인구 비율)는 2030년이면 38로 선진국 평균(36)을 추월하고 2050년이면 무려 7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성장잠재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동 생산성 저하 등이 노동 투입을 줄이기 때문이다.
재정 악화도 우려된다. 성장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 국민연금이나 복지 지출의 확대 등으로 재정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 가능성이 큰 탓이다.
주택 분야에선 가파르게 느는 노인가구가 주택 수요를 주도하며 임차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일본처럼 부동산 가격이 조정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금융 부문에선 노후 대비 목적의 장기 금융상품 수요 증가, 저(低)위험자산 중심의 자산 보유구조 개편 등이, 교육 쪽에선 학급당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 여건 개선, 대학 간 통폐합 가속화 등이 예상됐다.

◇ 재정 건전성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선진국보다 양호한 편이다. 2009년 기준 국가채무가 36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5.6%다. 주요 20개국(G20) 평균인 76.1%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중장기 재정건전성 유지는 만만치 않은 과제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90년대 후반 이후 복지지출 증가 등으로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었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적자재정 편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재정 부담 요인으로는 우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재정 부담 증가가 꼽힌다. 노동 공급 둔화, 성장률 둔화로 재정 수입은 잘 안 늘지만 건강보험, 4대 연금 등 복지 지출은 급격한 증가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남북 관계의 급진전에 따른 비용도 재정 부담 요소로 지적됐다.

◇ 성장잠재력 저하
구조적인 경제 위기는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보고서는 이번 경제 위기도 각국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위기 이후 점차 회복하겠지만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복 속도는 투자 회복 정도, 실업의 장기화 여부, 생산성 개선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려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추세적으로도 하락세다. 저출산.고령화에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노동 가능 인구, 노동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많이 위축돼 자본 투입도 둔화했다. 그러나 아직 신기술 개발 같은 생산성 증가는 이를 보완할 만큼 충분히 높아지지 못했다.
여기에 중소기업의 부진한 성장, 핵심 부품소재 산업의 낮은 경쟁력, 서비스산업의 낮은 생산성, 미흡한 연구개발 투자 등도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소다.

◇ 소득격차와 환경
소득 불평등도(度)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외환위기 이후 악화하는 추세다. 이는 결국 중산층 감소로 이어진다. 보고서는 이런 현상이 복지 지출 증가로 이어지고 사회통합을 저해해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상향 이동할 수 있는 정책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 연말을 시한으로 진행 중인 유엔 기후변화협상 결과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으로 편입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 관련 각국의 정책이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 조치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