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父子 막판 타협한 이유는?

산업 / 설경진 / 2007-03-23 00:00:00

경영 참여 허용을 두고 갈등했던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와 수석무역 강문석 대표(강 회장 2남)가 화해한 것은 표대결로 상징되는 충돌 후유증과 사후 수습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표대결을 거쳐 일방이 이기더라도 상대방 지분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분쟁의 불씨는 내재돼 장기간 회사가 표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었다.

또 한미약품 등 경쟁사와 기관투자가의 의중이 표대결 결과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수도 있었던 만큼 일단 문제의 당사자들이 회사내(이사회 등)에서 문제를 풀어가 보자는 암묵적 합의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정면 충돌 한발앞서 타협한 이유는

강신호 회장의 동아제약은 현재 9명의 이사 추가 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내놓은 상태고 수석무역은 10명의 임원(이사 9명, 감사 1명) 선임을 주주제안으로 내놨었다. 양측은 기관투자가와 한미약품, 한양정밀, 소액주주 등을 개별 접촉하고 있지만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 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도 대부분 중립 의견을 내놓으면서 한쪽 편에 서는 것을 꺼려왔다.

제약업계에서는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양측이 극한 대립은 피하는데 합의를 이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충돌 과정에서 강신호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나는 시련을 겪었고 강문석 대표는 부친에게 도전하는 모습으로 비쳐져 승리를 얻더라도 내부 상처가 큰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미약품(지난해 말 지분 4.95%)이 경계의 대상에서 각자가 내세우는 우군으로 비쳐지는 혼란도 연출됐다.

제약업계 원로들과 유충식 부회장 등이 막판 타협을 이끌어냈다는 해석도 있다. 유 부회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 가지 않고 양측이 화해할 수 있다"며 "아무튼 표 대결까지 가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타협 과정에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김정수 제약협회장, 어준선 제약협회 이사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직원들이 강신호 회장을 지지 선언을 하고 수석무역이 이를 맹비난했던 것과 수석무역의 외인 지분 확대 필요성을 동아제약이 공개매수 운운으로 공격했던 것도 양측 모두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인이었다.

◇타협 이후..불씨 내재된 동아제약 미래는

양측의 타협 내용을 보면 유충식 부회장과 강문석 대표가 사내이사로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동아제약이 추천했던 권성원 포천중문의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회에 있는 김원배 사장, 강정석 전무(강 회장 4남), 박찬일 상무, 강경보 사외이사 등을 감안하면 동아제약 현 경영진의 우세가 점쳐진다.

하지만 양측이 극한 대립을 겪었던 만큼 단시일 내에 일방의 세력을 배제하는 상황이 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원배 사장이나 유충식 부회장 등 원로들이 회사를 이끌어가고 충돌했던 강문석 대표와 강정석 전무는 민감한 현안에서는 일단 한발 떨어져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임진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양측의 타협이) 장기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며 "기업 투명성과 효율성을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의 숙제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문제도 있다. 수석무역이 끌어들인 한국알콜 등 연합세력에 대해 어떤 보상을 해 줄 지와 한미약품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골치거리다. 한미약품은 양측의 대결과정에서 캐스팅보트로 주목을 받았고 타협 과정에서도 임성기 회장의 의견이 반영되며 향후 지속적으로 입김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기술개발, 매출확대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기달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금 동아제약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은 경영권 싸움이 아니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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