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재판, 3억 행방 놓고 지리한 공방”

산업 / 토요경제 / 2011-06-13 11:14:53
H건설업체 대표 한모씨 정치자금법 위반 불구속 기소

▲ 한명숙 전 국무총리
건설업체 대표 한모(50·수감)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진행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이 측근 김모(여·51)씨가 사용했다는 3억원을 놓고 지리한 공방을 이어갔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15차 공판에서는 이번 사건에 함께 기소된 김씨가 증인신분으로 출석해 한씨에게서 3억원을 빌리고 갚은 경위, 한 전 총리에게 보고한 시점 등에 대해 진술했다.
지난 재판에 이어 두 번째로 증인석에 선 김씨는 대부분 일관되게 증언했지만 한 전 총리에게 돈 빌린 사실을 털어놓은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바꿨다.
김씨는 당초, 지난해 4월 불법 정치자금 관련 기사가 나오자 한 전 총리에게 ‘내가 한씨로부터 개인적으로 2억원을 빌려 이미 갚았다’고 실토했다가 두달 뒤 ‘경선기탁금 명목’으로 말을 바꿨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빌렸으면서 경선기탁금 때문에 빌렸다고 거짓 보고한 이유로는 “괜한 의혹을 사기 싫어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검찰이 지난해 4월 기사를 제시하며 “이 때부터 경선기탁금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자, “기억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4월초 개인적으로 빌렸다고 한 1~2일 후 경선기탁금 명목으로 총 2억원을 빌렸다고 한 전 총리에게 말했다”고 정정했다.
김씨는 또 같은해 6월 한씨의 수표 1억원이 한 전 총리 여동생 전세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보도가 나온뒤에야 “사실 빌린 돈은 2억원이 아닌 3억원이었다고 털어놨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씨가 쓴 한씨 자금때문에 한 전 총리가 의심받는데도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추궁했지만, 김씨는 “개인 거래이기도 했고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한 전 총리 동생에게 수표를 건넨 경위와 관련해 “마침 있는 수표를 잠깐 빌려주는 거라 별 일 아니라 생각했다”며 “내가 가진 1억원 수표와 (동생이 준비한) 5000만원 상당 수표를 맞교환한 후 며칠 뒤 5000만원을 변제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음 공판은 내달 13일 오후 2시 진행되며 이 사건 제보자로 알려진 남모씨 등 증인 4명이 출석할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부터 9월동안 3차례에 걸쳐 H건설업체 대표 한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2007년 2월부터 11월까지 한씨로부터 대통령 후보 경선 지원 등의 명목으로 9500만원을 받고 버스와 승용차, 신용카드 등도 무상제공 받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지난해 12월 법정에서 수사단계의 진술을 뒤집어 “한 전 총리에게 어떤 정치자금도 주지 않았다”며 “9억원 중 3억원은 김씨에게 빌려줬고 6억원은 사업상 내가 사용했다”고 번복한 바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4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