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SI사 계열사 왜 추가했나

산업 / 설경진 / 2007-03-19 00:00:00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보 유니컨번스 대표 취임

- 대한항공.한진해운 등...유니컨번스 지원 예정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외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보(32)가 정보기술(IT) 회사, 유니컨버스의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후계자로서의 지위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상무보는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 계열사를 이끈다"고 설명했다.한진그룹 주력사 대한항공은 지난 5일 유니컨버스를 전격적으로 계열사에 편입시켰다. 차기 총수가 경영을 하는 벤처기업을 공식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셈이다.

경영자 수업을 받던 그가 왜 갑자기 IT 회사를 맡게 됐는지, 이 회사가 앞으로 한진그룹 후계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유니컨버스가 통합커뮤니케이션(UC) 서비스 사업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UC란 유무선전화와 메신저, 이메일, 보이스메일, 영상통화 등 웹을 이용한 원격 통신수단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일부에서는 유니컨버스가 공표한 사업 외에 인터넷 전화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인터넷 전화도 UC서비스에 포함되고 넓은 시각에서 보면 UC는 SI(시스템 통합) 사업의 테두리 내에 있다.

문제는 한진그룹이 이미 한진정보통신이라는 그룹내 SI전문 자회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니컨버스를 독립법인으로 만든 이유는 차기 총수로 예견되는 조원태 상무보를 빼놓고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한진정보통신이 추가적으로 해도 될 사업을 굳이 독립시켜 조 상무에게 대표를 맡긴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그룹 내 계열사 통신망에도 인터넷 전화가 이용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대한항공을 비롯, 한진해운과 ㈜한진 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룹 주력계열사 대부분이 신생 계열사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구도는 과거 재벌 3세들이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반복했던 패턴을 떠올리게 한다. 몇몇 대기업의 차기 오너들은 모두 그룹의 주력사업을 돕는 자회사를 설립해 최대주주를 맡고 모그룹의 지원을 받아 회사를 키워 커다란 수익을 얻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 상무보가 첫 경영수업을 한진정보기술에서 시작했고 IT계열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계열사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니컨버스의 최대주주와 조원태 상무보의 지분율에 대해서는 "계열사이지만 소통이 막혀있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지난 5일 대한항공을 통해 에쓰오일 자사주 28.41%(3198만3000주)를 전격 인수해 자산총액을 23조1020억원으로 늘려 재계 순위 6위로 뛰어올랐다. 그룹의 사세는 나날히 커가고 있다.

하지만 10위권 내 다른 그룹들에 비해 한진그룹의 3세 승계구도는 진도가 느린 편이다. 특히 조 상무보는 지난해까지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MBA(경영학석사) 코스를 밟느라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설 기회를 갖지 못했다.

오히려 일선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던 친누나 조현아 상무는 조 상무보보다 4년 빠른 1999년 면세사업본부에 입사후 그룹내에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기내식 서비스를 책임지며 내부에서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결혼후 일가를 이룬 조 상무보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전념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또 IT사업은 한진그룹이 개척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여지가 크고 자신 스스로도 주종목이라 할 만큼 정통한 분야다.

여기에 조 상무보를 직접적으로 지원할 베테랑 전문가도 있다. 유니컨버스의 이사로 황용승 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BU장과 한진정보통신 김성수 사장이 선임됐다.

조상무보가 어떤 성과를 내고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3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4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5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자동차가 신형 투싼의 글로벌 사양을 공개하자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자동차 매체들이 과감한 디자인과 넓어진 공간, 개선된 하이브리드 효율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3일 현대차와 외신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지난 1일 미국 뉴욕에서 5세대 신형 투싼을 공개했다. 2004년 첫선을 보인 투싼은 지금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 1110만대를 넘어선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