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서 투기꾼-토공 '전쟁중'

산업 / 토요경제 / 2009-08-24 15:47:16
보상 노린 투기꾼들의 불법행위 '공격'

토공 전 직원 '위례 가디언'구성해 '방어'

▲ 현재 조성중인 위례신도시 개발 지구에서 보상을 노린 투기세력들과 이를 막는 한국토지공사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위례신도시에 들어설 상업지구(트랜짓몰) 조감도.


서울시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하남시에 걸쳐 조성이 진행중인 위례신도시 개발 지구에서 보상을 노린 투기세력들과 이를 막는 한국토지공사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서울시 구간인 송파구 장지동 남성대 퍼블릭골프장 뒤편 농지.
길이가 100m가 넘는 한 비닐하우스 안에 나무판자와 스티로폼으로 만든 벌통 수백 개가 20통씩 숫자를 맞춰 바닥에 놓여 있다.
그러나 수천 마리의 꿀벌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벌통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고 비닐하우스 안에도 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 가짜 벌통은 누군가가 영업보상이나 생활대책용지를 공급받을 목적으로 양봉업을 하는 것처럼 꾸며 놓으려고 가져다 놓은 것이다.
벌통 20통은 생활대책용지 6평(19.83㎡)을 보상받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생활대책용지는 프리미엄만 4천만원에서 1억원에 거래되고 있어 투기꾼들이 죽기 살기로 이곳에 벌통을 설치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사업지구에만 이런 벌통이 8천개가 난립해 있는 것으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 위례사업본부가 추산하고 있다.
오리 20마리, 소 5마리, 염소 20마리, 닭 200마리를 키우면 보상대상이 되지만 부피가 작아 관리가 편한 벌통이 최근 투기꾼들이 선호하는 효자품목이다.
성남시 구간인 수정구 창곡동에 있는 비닐하우스 안에는 싱크대, 소파, 텔레비전 등 가정집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생활용품이 가득 쌓여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비닐하우스 안에 2평(6.6㎡)의 쪽방을 짓고 나서 장기 거주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용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노리는 사람들에게 팔아 수억원을 챙긴 건축업자 9명이 검찰에 구속된 뒤 철거해 쌓아 둔 물건이다.
위례사업본부는 전국에 걸쳐 수많은 택지개발사업을 해봤지만, 위례신도시 사업지구에서처럼 보상을 노린 투기세력이 집요하고 다발적으로 불법 투기행위를 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곳에는 무려 13개 대책위가 난립하면서 지난 1월 7일부터 시작된 토공의 지장물 조사를 방해하고 있으며 각종 불법 투기세력들이 보상을 노린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토공 위례사업본부는 투기행위가 급증하자 지난 4월 홍석기 본부장 등 본부 전 직원 34명으로 '위례 가디언(Guardian)'을 구성, 2인 1조로 나눠 평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사업지구를 순찰하며 불법투기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또 심야나 새벽에 양봉, 닭 등의 반입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경비용역 전문업체에게 24시간 순찰을 맡겼으며, 영업보상을 위한 유령상가 신축, 불법 축산행위를 하는 투기꾼들을 신고하면 포상하는 일명 '투-파라치'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보상1팀 이동춘 부장은 "'몸조심하라'는 협박부터 멱살을 잡히는 것은 부지기수고, 목을 꺾어 다치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그래도 처음엔 기세등등하던 투기꾼들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목숨 걸고' 하는 감시활동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토공이 이렇게 죽기 살기로 투기행위를 단속하는 것은 한몫 챙기려는 일부 불법 투기행위 때문에 보상비가 올라가고 이는 곧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실수요자에게 부담되기 때문이다.
지난 7개월간 투기꾼들과 치열한 전쟁을 치른 위례사업본부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장물 조사를 할 때는 조사현장인 밖에서 투기꾼들을 맞아야 했지만, 보상대상자를 선정해 공고하는 업무가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는 사무실에서 투기꾼들과 거친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사무실 곳곳에 투기꾼들의 폭력행위 등을 촬영할 수 있는 CCTV를 설치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홍석기 본부장은 "지금까지 불법투기와의 전쟁을 하느라 온 직원이 녹초가 될 정도로 지쳤지만, 보상업무를 잘 마무리해 오는 2013년 12월 주민 첫 입주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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