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기아車 실적 분석 '천차만별'

산업 / 토요경제 / 2009-08-24 14:03:21

'깜짝실적' 환호 분위기 수그러들고
'과대평가 경계해야' 신중론 잇따라


기아자동차의 2분기 실적을 두고 증권사마다 엇갈린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라며 환호하던 분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그러든 반면 과대평가를 경계해야 한다는 냉정한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2일 이후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16개 국내외 증권사 가운데 13개사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하거나 '매수' 또는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지만,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 UBS증권 등 3개사는 투자의견 '보유' 또는 '중립'을 고수했다.
기아차는 올해 2분기에 본사기준 매출액 4조6천764억원, 영업이익 3천303억원, 당기순이익 3천47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8조1천788억원, 영업이익 4천192억원, 당기순이익 4천445억원을 달성했다.
기아차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1천980억원이었다는 점을 살피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국내외 증권사들의 투자의견과 목표가 상향이 잇따랐다.
한화증권은 기아차가 오히려 현대차의 이익 창출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며 '매수'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기존 1만6천원에서 2만4천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UBS증권도 주가의 단기 급등 부담을 들어 투자의견 '중립'를 유지했을 뿐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목표가를 1만3천원에서 1만8천5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호평 일색의 분위기는 기아차의 2분기 본사 실적에 해외 법인의 경영상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급반전됐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기정 연구원은 지난 13일 자 보고서를 통해 기아차의 2분기 실적은 높아진 시장 컨센서스에 들어맞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도 "기아차 본사 영업이익이 3천300억원으로 견조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해외 판매법인의 누적 손실로 연결 영업이익의 개선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원도 17일 보고서에서 "해외 판매법인들의 손실을 포함할 경우 기아차는 상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며 "본사만 보면 실적을 과대평가하는 착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아차 분석 보고서를 낸 삼성증권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 3천303억원에는 1분기 2천300억원, 2분기 2천840억원으로 추정되는 해외 자회사 누적 손실 추가발생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기아차는 지난해 2분기에 상반기 중 추가 발생한 해외 누적손실을 본사 판매관리비의 해외시장 개척비로 보전해 영업이익에 반영했고, 올해에도 같은 회계 방식을 적용했다면 2분기에 오히려 1천8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한금희 연구원은 "또한 핵심영업과 관련 없는 그룹 계열사 등의 지분법 평가이익까지 제외하면 기아차의 자동차 사업부문은 2분기 내수호황 및 제품믹스 향상에도 불구하고 큰 손실을 기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측은 삼성증권 보고서 상에 문제가 있어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후 밝히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기아차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전날까지 0.91% 하락했지만, 지수 하락률 1.83%보다는 0.92%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냈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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