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여성 총수 탄생 초읽기?

산업 / 토요경제 / 2009-03-17 09:49:55
대상홀딩스 2대 주주 임세령씨 향후 행보에 관심 집중

현재 2대 주주..임 회장 지분 매입해 29.07% 확보할 듯
수천억원 대 이혼합의금으로 주식 매수 ‘총탄’도 장전
딸 이혼에 침묵한 임 회장, 이젠 경영권 참여 부추기기도...
경영 일선에 나설 가능성 높아…대상 측 "사실무근"

국내에서 또 한 명의 대기업 여성 총수가 탄생할 수 있을까. 최근의 대상그룹 내부의 움직임을 보면 대답은 ‘그렇다’라는 것이다.
이는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합의 이혼한 임세령씨가 대상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2대 주주에 올라 있는데다가 합의 이혼으로 받게 될 위자료와 엄청난 재산분할 금액을 활용, 최대 주주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세령씨는 이번 이혼에 따른 합의금 10억원과 재산분할에 따른 엄청난 금액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전무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많게는 수천억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재계 안팎에선 임씨가 마음만 먹으면 대상의 경영권을 장악, 총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새어 나온다.
이 같은 예측이 현실화되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 이어 또 한 명의 대기업 여성 총수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대상 측은 재계에서 내놓는 후계 구도 전망은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뛴다. 임씨의 경영 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대상 관계자는 “(임 씨의 경영 장악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이런 일은 약 15년 후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임 회장이 아직 건재한데 딸들이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임씨의 동생이 최대 주주로 있지만 그룹 내 아무런 직책을 갖지 않고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임씨가 대상의 경영 일선에 나설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재계는 임씨의 등장으로 대상의 후계 구도가 크게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씨는 결혼 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는 등 경영에 뜻을 두었지만 결혼으로 꿈을 접었으며 결혼 후에도 이재용 전무의 여자 형제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을 부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관심을 뒤로하더라도 임씨가 경영에 나서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임씨의 부친인 임창욱 회장은 검찰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가 100% 투자한 UTC인베스트먼트㈜(이하 UTC)가 아이에스동서(옛 동서산업)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을 통해 700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지난해 8월 말부터 UTC를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UTC 압수수색과 관계자들을 소환해 동서산업 주식 매집 경위와 자사주 무상 소각 공시를 이행하지 않은 배경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2005년 6월 회사 돈을 빼돌려 22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1년 7개월 복역한 바 있다.
임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게 이번이 3번째 여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임 회장이 수백억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게 되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딸에게 지분을 넘기고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재계 안팎에서 임 회장이 자신의 수사 일정을 보고 임씨의 이혼 시기를 조율해 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임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상대로 임씨가 이혼소송을 낸 것에 크게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항상 든든한 아군으로 자리 잡고 있던 삼성과 결별을 ‘선언(?)’했을 때에는 그만큼 특별한 대책도 마련해 놓았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삼성이 지난해 대상 계열사인 청정원 등에 투자했던 자금을 모두 회수에 나섰던 것은 이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임 명예회장은 2006년 대상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재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인 차녀 상민 씨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후계 과정을 완성해 나가는 듯 했다.
장녀인 세령씨의 경우 이재용 전무의 부인이자 미래의 삼성가의 안주인이라는 점에서 대상그룹 경영에 일절 관여하는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이혼으로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면서 세령씨는 동생 상민씨를 대신해 그룹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제 임씨가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임씨가 보유한 대상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은 19.9%. 임 회장 부부는 각각 6.66%, 6.26%를 보유 중이다.

임 회장 부부가 지분 전량을 임씨에게 매각할 경우 임씨의 지분은 29.07%로 늘어나 최대 주주에 올라 있는 동생 성민씨보다 3%가량 많은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경영권을 쉽사리 장악할 수 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임 씨의 경영참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분을 넘겨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임씨가 지분을 인수할 자금도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다름 아닌 이번 이혼으로 임씨가 받게 될 위자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전무와 합의 이혼한 임 씨가 받게 될 위자료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송으로 갈라섰을 경우 판례상 재산분할 금액은 100억원 미만이지만, 결혼생활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 이 전무 측이 거액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수천억원 대 자산가로 탈바꿈하게 될 임씨가 마음만 먹으면 대상의 경영권을 장악, 총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로 환갑을 맞는 임 명예회장이 건재하고 그룹 경영도 전문 경영인 체제를 통해 이뤄나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은 아니더라도 세령씨가 대상 지분 매입을 통해 그룹 경영 총수로 등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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