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물’이 아닌 ‘뭍’에 눈독

산업 / 이재필 / 2007-01-02 00:00:00
건설업에 뛰어드는 조선업계

조선업계가 물에서 뭍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조선업계에서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수주량 1위, 건조량 1위, 수주잔량 1위)을 기록하며 황금기를 맡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건설업에서도 그 힘을 더하고 있다.

이는 조선업계가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리며 두둑한 실탄을 마련한데다가, 건설업은 조선업과 업무영역이 비슷해 비교적 사업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이 미래 신성장 동력에 관심을 가지면서 건설사업을 리스크가 적은 새사업으로 선택한 경우가 많다”며 “사업영역의 유사성이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의 말을 뒷받침하듯 이미 많은 업체들은 땅으로 오르기 위해 아파트 브랜드를 발표 또는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여러 건설 시공권에도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건설)

건설업체에 뛰어든 조선업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우조선해양이다. 엄밀히 말하면 대우조선해양 계열의 대우조선건설(이하 DSME건설).

2005년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중이던 JR건설(옛 진로건설)을 185억원에 인수하면서 출범한 DSME건설은 올 초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DSME건설은 최근 시행사인 피엘디엔씨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충남 아산시 신인동 348번지에 들어설 아파트에 ‘엘크루’ 브랜드를 사용할 계획이다.

충남 아산시 신인동 사업은 총 공사비 491억원으로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의 아파트 9개동 34평 340가구를 내년 중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DSME건설의 한 관계자는 “엘크루는 엘레강스, 크루즈의 합성어로, 고급 주택 건설을 짓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토목 및 건축업분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주택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SME건설은 2006년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연간매출(5조원)의 2%에 불과, 여타 메이저 건설사에 비해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건설업체 출신의 경력사원 충원에 발 벗고 나서는 등 상당한 힘을 기울이고 있음은 물론이고 또한 아파트뿐만이 아닌 항만과 조선소 건설 등 다양한 건설 산업에도 참여하며 건설사로서의 그 입지를 빠르게 굳혀나가고 있다.

#STX그룹(STX건설)

STX그룹의 계열사인 STX건설도 플랜트와 조선소위주의 자체 수주 물량에서 벗어나 진해 비즈니스타운 건설 등을 추진하며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05년 2월 STX엔파코의 건설사업 부문을 분할해 자본금 20억원으로 출발한 STX건설은 지난 10월에는 이미 경남 김해와 진주에서 민간자본유지(BTL)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수주한 BTL 사업은 경상남도 교육청이 발주한 김해서부중외 3개교(374억원 규모)와 진해 장천초외 4개교(448억원 규모) 사업으로 각각 5대 1, 4대 1의 경쟁을 뚫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STX 건설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와 고급 빌라 사업 등 향후 자체브랜드를 내놓고 주택 부문에 진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다른 조선업계에 비해 일찌감치 건설부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한진중공업. 이미 4년 전 아파트 브랜드 ‘로즈힐’을 내놓은데 이어, 지난해 부산 정관신도시와 인천 송도신도시 등에서 ‘해모로’라는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이를 발판으로 주택매출을 2005년 4000억원에서 2006년 두 배 늘어난 8000억원으로 책정할 정도로 주택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이를 위해 지난 9월부터 TV광고를 촬영하는 등 ‘해모로’ 브랜드 이미지 부각에 힘쓰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주택사업을 강화하게 된 이유는 최근까지 인천국제공항, 영종대교, 남항대교 등 대규모 국가기간사업 위주의 건설공사만 맡아오던 사측이 주택부문에서 소비자 인지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자체 분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2005년 총 2조 2173억원의 매출 중 조선부문이 1조 392억원, 건설이 1조 1781억원이었다.

2006년의 경우는 조선부문이 1조 3000억원, 건설부문이 1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사측은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조선업계 중 가장 먼저 주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지난 99년 ‘쉐르빌’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발표한 삼성중공업은 국내에 아파트 브랜드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현재 사실상 아파트 사업은 접은 상태다. 브랜드를 내놓고 야심차게 아파트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수많은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이후 타워팰리스를 삼성물산과 공동시공하기도 했었으나 내부적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마저 접은 상태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은평뉴타운 턴키 사업 참여 등 도급공사와 토목 공사를 중심으로 전체 매출의 15%선인 6500억원을 올리는 등 건설, 주택부문 사업 실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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