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안에 문화있다’ 기업 문화마케팅 활짝

산업 / 장해리 / 2007-03-09 00:00:00
작년 기업 문화지원액 1800억, 계속 늘고 있어 국내기업, 문화재 등 전통문화 지원 인색

기업들이 문화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문화마케팅까지 선보이면서 기업 이미지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과 마케팅은 오페라, 서양미술 등 외국 문화에만 치중해 있고 문화재 지원 등의 우리 전통문화에는 현저히 적어 문화지원 형태에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 문화지원 늘고 있어

지난해 한국메세나협의회(기업들의 문화지원)는 회원사 및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등 총 622개사를 대상으로 문화예술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298개 기업이 2816건의 사업에 총 1800억 6000만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의 1710억보다 90억 6000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액이 지난 2003년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이 출연한 문화재단의 지원총액이 922억원으로 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지원 및 소장품 매입 등에 집중한 삼성문화재단의 지원금이 가장 많았으며 LG연암문화재단, 가천문화재단(길병원), 대산문화재단(교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뒤를 이었다.

문화재단을 제외한 개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총액은 878억 6000만원으로 상위 20대 기업의 지원비중이 76.5%(672억원)를 차지했고 현대중공업, 포스코, 한화그룹, SK텔레콤 순으로 많았다.

특히 삼성과 LG, 현대차 등의 대기업의 지원 규모가 예년에 비해 더욱 늘어났으며 KT&G, KT, 아모레퍼시픽 등이 새롭게 문화예술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기업 전반에 문화마케팅 활발

일부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던 기업들의 문화마케팅이 최근 공연 후원은 물론 직접 고객과 함께하는 마케팅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냉장고 등 고가의 제품 이미지에 맞춰 고급 프리미엄 문화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위니아만도 딤채는 지난달부터 ‘매거진 D’라는 문화전문 격.월간지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기업이나 제품을 홍보하는 사외지와는 다르게 ‘커피에 담긴 문화’, ‘그림 위의 식탁 풍경’ 등 음식과 문화에 대한 고급스러운 기사가 대부분이다.

이와 함께 딤채는 지난 2005년부터 딤채가 보일 듯 말 듯 배치한 전시공간 겸 레스토랑인 ‘비스트로 D’를 운영하고 있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단순한 김치냉장고 업체가 아닌 음식문화를 이끄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위한 우회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 또한 지난해부터 주방가전에 순수예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양문형 냉장고, 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의 제품군들 디자인에 예술작품을 적용해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자 인테리어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꽃의 화갗로 유명한 하상림 작가의 작품이 적용된 ‘아트 디오스-모던 플라워’가 출시됐으며 미켈란젤로, 마네 등 세계적인 명화 속에 대표 제품을 등장시킨 브랜드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내 유일한 국립 디자인 박물관 ‘쿠퍼 휴잇 스미소니안’ 박물관에 삼성모니터를 이용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등 아예 예술 전시회 등에 참여해 제품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기업도 있다.

금융권도 문화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뮤지컬 ‘에비타’의 티켓 8000장을 구입해 고객들에게 나눠주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20대 자립통장배 비보이 대회’ 등을 개최해 파격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정명훈과 서울시향-브람스 스페셜’ 후원을 한데 이어 청담동과 평창동에 ‘하나사랑’이란 전시공간을 개관하는 등 각종 문화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신세계 백화점의 ‘브런치 음악회’, 애경그룹의 회장 자택을 이용한 복합 문화 공간 ‘몽인아트스페이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계의 오페라 및 뮤지컬 공연 지원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문화마케팅은 제품의 이미지를 높여준다”며 “앞으로도 문화와 접목한 마케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문화 지원 및 이용마케팅 사례 적어

기업들의 여러 가지 문화 지원 및 이용마케팅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보다 오페라 등 서양미술, 음악 등에 치중해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메세나를 통한 기업의 문화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기업 출연 문화재단들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운영, 소장품 매입 등으로 미술 분야에만 82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양음악에는 301억원을 지원해 다른 예술 분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문화재나 전통문화 계승에는 지원을 하지 않거나 적은 금액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세나협회 관계자는 “전통문화에 지원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있더라도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통문화 지원은 서양 문화와 함께 공연이나 전시 등에 포함해 지원하기 때문에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협회측이 기업과 문화재단의 결연사업으로 요청하더라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형문화재 지원은 국내기업보다 외국기업에서 오히려 활발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3년 동안 서울 인사동에서 ‘정월 대보름맞이 소망 기원 행사’를 갖고 있으며, 국립극장과 연간 후원을 맺고 다양한 전통 문화 행사를 특별 후원하기도 했다.

문화계 한 관계자는 “기업 메세나 활동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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