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캠 카메라만으로 방송국 운영해

산업 / 김준성 / 2006-08-17 00:00:00
개인TV방송국 600만개로 입맛대로 시청가능

자신만의 TV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웹사이트가 생겨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PC와 캠 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개인TV방송국을 실시간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개국한 '아프리카(afreeca.com)'에 따르면 4개월만에 개인TV방송국이 600만개로 상시 방송채널만도 500~600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인터넷 방송은 2000년 이후 등장했지만 주로 음악이나 라디오 방송이 대부분이었지만 '아프리카' 웹사이트가 생기면서 여러 유형의 개인TV방송이 출현했다.

'류신스타방송'은 스타크래프트 게임 중계로 각광을 받고 있다. 프로게이머가 아닌 아마추어 일반인들의 경기를 중계하는데 분위기와 해설이 일품이다.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즉석 게임대회을 열기도 한다.

'쩔어방송국'은 6개의 채널을 가동중인데 지상파 녹화방송이나 각종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을 재방영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 케이블TV와 다른 점은 해당 방송국 홈페이지에 '영화 요청' '드라마 요청' 등 시청자의 신청을 받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보통 라디오에서 신청곡을 들려주듯 시청자가 신청한 영화나 드라마를 방송하는 방식이 특이하다.

음악 방송은 뮤직 비디오나 가수의 라이브 공연 장면 등을 주로 보여준다. 화면에 자막으로 가사를 함께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 활용법 등의 교육 방송도 있다. 워드프로세서나 포토샵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화면을 캡처한 뒤 해설과 함께 방송한다.

일반 TV 채널을 그대로 중계해주는 방송도 있다. 주로 자취생이나 중고생 사이에서 인기다.

'친절한유비씨' 방송국은 한화 이글스의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꼭 이 경기를 중계 방송한다. 평소에는 발라드 음악을 틀어준다.

개인 TV방송의 진행자는 'BJ(브로캐스팅 자키)'라고 불린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기존 영상물을 골라 가공하거나 캠 카메라 앞에서 직접 프로그램 진행을 한다.

이들에게 방송은 놀이의 대상이다. 단순히 시청만 했던 TV가 아니라 내 멋대로 가공하고 만들어서 즐기는 놀잇감이다.

방송 중 할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뭐야?" "아이씨!" 등 어색한 대사가 튀어나온다.

진행자들끼리 서로 티격태격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가 진행하는 '언더그라운드 방송'인 셈이다.

인터넷 TV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지식이나 장비가 필요없다.

시중에서 몇 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PC용 TV수신카드나 웹캠 카메라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런 장비가 없더라도 방송이 가능하다.

아프리카TV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아프리카 라이브 캠'이라는 영상 캡처 프로그램을 무료로 주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PC 모니터 화면을 캡처해 방송에 사용할 수 있다.

개인 TV방송의 시청자들은 "기존 방송을 보완해주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현우(23)씨는 "자취를 하는 친구들이나 TV가 없는 사람들이 아프리카TV를 많이 보는데, 안 보면 답답할 정도라고 말하는 친구도 꽤 된다"고 했다.

아프리카TV는 대화방 기능이 있어 같은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끼리 채팅을 할 수 있다. 여러 명이 함께 TV를 시청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성현호(23)씨는 "스포츠 방송의 경우에는 서로 채팅을 하면서 보는 게 훨씬 재미있다"며 "친구와 함께 접속하면 심심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개인 TV방송의 진행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전 세계로 중계된다는 점과 채팅방에서 시청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시청자 중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나 유학생도 많다. 인터넷 개인 TV방송은 대안 방송의 성격이 짙다.

평소에는 시청자 수가 적다가 기성 TV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시청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지난 2월 열린 축구 아시안컵 예선전 대한민국 대 시리아전은 모 케이블 방송에서 독점 중계권을 따냈다.

케이블TV 가입자가 아니면 이 경기를 볼 수 없었던 것. 이날 아프리카TV에는 평소의 10배가 넘는 하루 60만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아프리카TV의 개인 TV방송국 운영자들이 이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했기 때문이다.

개인 TV방송국은 지상파나 케이블TV 화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수 있다.

TV 시청자들이 지상파TV에 얽매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보는 추세가 뚜렷한 것도 개인 TV방송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인이다.

인터넷 방송국 'SBS TV'의 경우는 전체 시청자의 20%만 고정 시청자다.

나머지는 인터넷 뉴스 등을 통해 특정 주제의 프로그램이 방송된다는 정보에 따라 이동하는 유목형 시청자다.

저작권 침해 등 개인 인터넷TV의 역기능도 크다.

인터넷 개인 방송은 TV 드라마나 영화 DVD, 스포츠 중계방송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방송하는 등 콘텐츠 무단 복제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누구나 방송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성인 방송이 판을 치는 점도 지적할 사항이다.

시청자들은 "아프리카TV가 좋은 의도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서 성인 방송이 많아졌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방송은 음란물 관리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도 개별 방송에 성인인증과 청소년 접근 차단 등을 일임하고 있는 등 감독이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성을 악용해 게시판에 욕설이나 비방의 글을 게재하는 등 인신 공격도 심각하다.

BJ 류신은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봉사 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유 없이 욕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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