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부자'의 끝나지 않은 갈등

산업 / 설경진 / 2007-02-26 00:00:00
강문석 대표 제시한 주주제안 강신호 회장 전면 거부

- 동아제약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 제출 '법정비화'

'박카스 부자'의 '화해의 포옹'이 1달만에 끝났다.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제시한 주주제안을 아버지 강신호 회장이 전면 거부했다.

두 부자의 등 돌림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강문석 대표는 동아제약 주주총회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또 강신호 회장이 아들의 복귀 불가이유로 밝힌 공금유용 등은 동아제약에 제2의 두산그룹 사태를 몰고올 수도 있는 대목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강문석 대표가 제안한 이사 후보자 추천 주주제안을 받아드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버지 강신호 회장이 "서로 좋은 방향으로 일해나가자"고 말한 지 1달만에 다시 내친 셈이다.

동아제약은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 경영자가 중심이 된 요구"라며 강문석 대표 본인을 포함한 10명의 이사 후보를 담은 주주제안을 평가 절하했다. 또 추천 인사들 역시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며 "다수의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공식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차남을 내침과 동시에 4남에게 무게를 실어줬다. 3월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본인과 유충식 부회장이 물러나는 선택을 한 것이다. 강 회장의 이번 결정으로 동아제약은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이 이끌게 됐다. 사내이사 중 한명인 강정석 전무의 무게감이 한 층 더해진 셈이다.

또 자신과 유충식 부회장의 이사 연임을 포기, 오는 3월 주총장에서 표대결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에서 부자간 표 대결도 피하면서 4남에게 동시에 힘을 실어주는 묘수"라고 평가했다.

동아제약 이사회의 이 같은 결정에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측은 강력 반발했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논의조차 원천 차단한 것은 국내 상장기업 중 최초 사례일 것"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박카스 부자'의 지분 경쟁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수석무역은 이날 동아제약의 3월 주주총회 개최를 금지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임시주총 개최 요구 등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사회에서 논의된 강문석 대표의 동아제약 복귀 불가 이유도 법정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동아제약은 강 대표가 계열사인 용마유통 감사 신분으로 내부정보를 활용, 수석무역 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8억50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또 동아제약 대표이사로 2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전했다.

강문석 대표가 동아제약 대표이사 시절 국제사업부 부실 책임을 전가한 것도 언급했다. 매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제약업과는 상관없는 조립식풀장, 원단, 쌀 등 중계무역을 수행하며 발생한 200억원의 해외 누적 부실채권을 회사가 모두 떠안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자칫 강문석 대표 뿐 아니라 강신호 회장과 동아제약 전체를 법정에 올려놀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치 두산그룹 형재의 난 재방송을 보는 것 같다"며 "강문석 대표 뿐 아니라 동아제약 전체를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동아제약 이사회 논의 내용에 대해 강문석 대표 측은 "사실 무근"이라 강변했다. 하지만 "좀 더 분석해봐야 한다"며 즉각적인 대응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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