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공장이 있는 SK종합화학은 주재원 대부분을 모두 철수시켰으며 중국의 다른 지역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도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이는 등 말 그대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이 현지에서 국위 선양을 위해 맹활약 중인 기업 전체를 멈춰 세우고 있는 셈이다.
만일 우한 폐렴의 전파 과정에서 중국 현지에 남아 있는 근로자가 현장 감염될 경우, 최악의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아예 공장 자체를 폐쇄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일터 복귀가 늦춰지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질 경우 '우한 폐렴' 돌발 악재에 따라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까지 슬슬 나온다.
실제로 사망자는 진원지인 후베이성은 물론이고 허베이성, 헤이룽장성, 상하이, 하이난성, 베이징까지 점차 확산 추세다.
이런 가운데 근로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SK종합화학에 따르면 우한 공장에 파견된 주재원 10여명은 중국 당국이 우한을 봉쇄하기 전 모두 순차적으로 귀국해 현재 공장에는 현지 인력만 운영되고 있다.
SK종합화학 우한 공장은 일단 정상 가동중이지만, 출근 인원을 최소화하고 재택근무를 유도하고 있으며 급기야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갈 각오를 피력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우한 공장에서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고 있고 지난해 SK종합화학과 중국 국영 정유기업 시노펙이 합작한 중한석화(中韓石化)가 우한의 정유 설비 인수해 가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들의 철수나, 재택근무, 공장 가동 중단은 경제적 관점에서 선택하기 쉬운 일은 아니다.
석유화학 공장은 만약 가동을 중단하게 되면 천천히 생산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가동할 때도 다시 보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동 중단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근로자들의 생명을 먼저 보호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포스코그룹도 현재 우한에 주재원 4명이 있으며 한중 정부의 향후 대응에 따라 전세기를 통한 철수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포스코 우한 공장은 중국 정부가 다음 달 2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함에 따라 공장가동 중단도 연장된다. LG상사는 중국 주재원의 가족 모두를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감염자가 이미 우한 내에서만 4만명을 넘었으며 특히 4월 말~5월 초 절정에 달할 때 우한에 인접한 충칭에서만 하루 15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하루 2만~6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그 어떤 외국 기업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근로자들의 '안전'에 더욱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2.0% 성장에 그친 한국 경제가 연초부터 '우한 폐렴'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는 근심과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근로자의 안전·보건·환경적 문제에서 접근하면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는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감이 고조되면서 모처럼 미·중 1차 무역합의로 훈풍을 기대했던 대중국 수출확대가 얼어붙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기업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중국의 강력 대응에도 확산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하면 중국 현지를 공략하는 국내 기업들의 생산, 수출 등에 따른 타격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해석마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기업들의 적극적 대응과 효과적인 초동대처는 기업을 신뢰하는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중국 각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 SDI, SK하이닉스, 현대차그룹, 한화그룹을 비롯해 대부분의 건설사들도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거나 행동 수칙을 게시판에 공지하는 등 근로자들의 '안전 문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지에 나가 있는 기업들의 이 같은 발빠른 대처와 현지 근로자들의 적극적 협조로 이번 사태에서 그 어떤 오류점이 나오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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