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치지도 않았는데 웬 멍?

산업 / 이호영 / 2007-01-26 00:00:00
혈소판 감소증ㆍ만성적 간 기능 저하 원인

수원에 사는 대학생 류모(26)씨는 잠자고 일어나 다리에 든 멍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혼자 자는 방에서 잠버릇으로 무의식 중 충격을 줬을 누군가가 없고,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부위라 멍의 의문은 한참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류씨는“아무 이유 없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어 깜짝 놀랐다”며“다른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류씨처럼 어디 부딪히거나 맞지 않았는데도 멍이 들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는 기억하지 못한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멍이 들 수도 있지만 이러한 타박 때문이 아니더라도 몸의 이상으로 멍이 생길 수도 있어 상태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멍은 크기 1cm 이상의 암청색의 색깔 변화와, 피하출혈을 의미한다. 즉, 외부 충격 등에 의해서 피부 아래의 가는 실핏줄에 있는 피가 피부 아래로 번져나가면서 죽은 피가 됐을 때 파란색의 멍이 드는 것이다.

대개 멍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서서히 다시 흡수가 돼 정상 피부 빛깔로 돌아오게 된다. 외부 충격에 의해 가장 많이 생기는 정상적인 신체현상이다.

특히 피부가 얇은 눈 주위는 멍과 부종이 뚜렷하게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피부에 멍이 잘 든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은 피부가 얇고 10명 중 1명 정도에서 혈소판 감소증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외상에 의한 멍이 아니더라도 혈액질환이나 전신질환 등에 의해서도 멍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보통 1주나 2주 이상 멍이 지속된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경희대의료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에 따르면 타박이 아닌 이유로 멍이 드는 경우는 감기나 편도선염 등을 앓고 난 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크기가 3㎜ 이하의 작은 출혈이 주로 다리에 집중적으로 생기게 되며 사람에 따라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홍 교수는 “감기 등과 같은 바이러스 질환을 앓고 나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어 과민성 혈관염이 일시적으로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감기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면 혈관에 세균형태로 존재하면서 혈관 벽을 파괴하게 되는데 그 결과 혈관 벽이 깨져 안에 있던 적혈구가 피부조직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멍이 된다는 것.

이 같은 경우 무리한 신체활동은 멍이 있는 곳에 피의 양을 증가시켜 파괴된 혈관 밖으로 더 많은 적혈구가 나오기 때문에 바깥 활동이나 운동은 피해야 한다.

또한 멍이 쉽게 드는 혈액질환으로는 혈관염, 선천성 혈액응고인자 부족(혈우병), 혈소판 감소증, 혈소판 과다증, 백혈병등과 같은 조혈 기관의 암 등이 있다.

혈소판은 우리 몸에서 혈액의 응고나 지혈작용을 담당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숫자가 줄어들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사소한 자극에도 멍이 잘 들게 된다.

따라서 유난히 사소한 자극에도 멍이 잘 드는 사람은 이 같은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는데 혈소판의 수가 감소하거나, 수는 정상이지만 기능이 불량한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몸 자체에 이상이 있을 때도 멍이 쉽게 들 수 있다.

혈소판이 정상이더라도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급성 간염보다는 간경변처럼 만성적인 간 기능을 저하 지니고 있는 경우 잘 관찰 된다.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해림 교수는 “간경화, 만성신부전, 비타민 K 부족증, 과다한 수혈, 아스피린과 같은 약물의 부작용, 심한 감염 등이 멍을 들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약의 부작용으로도 멍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피임약, 관절염약, 그리고 이뇨제등 약을 복용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복용중인 약을 점검하고 1주~2주일 이상 멍이 지속되거나 아무 외상없이 이전보다 심해진다면 중증 질환일 확률이 높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편, 전문의들은 멍이 들었을 때는 깨끗한 타월이나 냉찜질 팩에 얼음을 싸서 멍이 든 자리에 올려놓고 찜질 할 것을 권한다.

피부 속의 핏줄이 터지면 이를 응고시켜야 하고 일단 혈관을 수축시킨 후 부풀어 오른 부위의 뜨거운 기운이 없어지면 따뜻한 찜질을 해준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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