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이자제한법 '쩐의 전쟁' 방지 실효성 논란

산업 / 장해리 / 2007-05-28 00:00:00
재경부.법무부, 사채이자 30%로 제한.. 66%도 안지키는데 30% 지킬까…현실 외면
▲ 여의도 국민은행앞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대부업 TV광고 전면규제 촉구 집회에 참가한 당원이 TV 대출광고및 플래카드 앞에서 한반도 전지역의 대출광고쪽지를 붙인 고리사채 공화국 지도를 들고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채 이자 30% 제한, 과연 지켜질까’

10년 만에 부활한 이자제한법에 대한 실효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재정경제부는 내년부터 등록 대부업체가 돈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최고 이자를 현재 연 66%에서 50% 대로 낮추는 ‘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2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법무부 또한 이자제한법상 이자율 상한선을 연 30%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자율에 관한 규정’을 입법예고하며 서민들의 금융 보호에 나섰다.

하지만 이자상한선 30%가 얼마나 잘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 다음 달 말 본격 시행되는 이자제한법

재정경제부의 ‘대부업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대부업법상 최고이자율은 현행 70%에서 60%로 인하된다. 그러나 대부업법 시행령에서 최고 이자율을 66%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적용하는 최고이자율은 50%대로 낮아진다.

현재 56% 정도가 거론되고 있으며, 개정된 대부업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돈을 빌린 채무자들은 법 시행 이후부터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또한 허위, 과장광고도 규제되며 대부업체로부터 일정액 이상을 빌릴 경우 채무자의 소득증빙을 의무화된다.

무등록 대부업체는 6월30일 시행예정인 이자제한법상 상한선 40%를 적용받게 된다. 이자제한법 시행령에서는 실제 최고 이자율을 30%로 정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무등록 대부업체의 영업 자체는 불법이지만 사적 계약에 따른 부당한 피해를 민사상으로 보상해 주기 위해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자율을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법무부도 거들었다.

법무부가 내놓은 ‘이자제한법상 최고 이자율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다음달 30일부터 향후 개인 간 돈 거래와 미등록 대부업체의 대출금리가 연 30%를 넘지 못하게 됐으며 이를 초과한 이자는 무효가 된다. 또한 돈을 빌려주면서 수수료나 할인금, 공제금 등의 명목으로 받는 금액도 이자로 간주된다.

이는 이자율 상한선이 연 4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최고이자율 30%는 은행권 대출이자율 변동 추이, 과거 국내외 입법례, 최고이자율 결정 실무협의회 회의 결과와 관계기관 의견조회 등을 거쳐 결정됐다”며 “개인 간 및 미등록 대부업자의 대부행위에서 발생하기 쉬운 음성적, 약탈적 고리대금 행위를 근절시키고 무등록 대부업자의 등록을 유도하는 등 사채 거래질서 확립 등을 위한 조캇라고 밝혔다.

# 연 66% 이자상한선도 안 지켜지는데?

이 같은 정부의 이자제한법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사채 이용자는 1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활동인구 3200만명의 5.6%에 이른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설문조사 결과 대부업체 이용자의 실제 평균 이용금리는 현행 연 66% 이자상한선의 무려 3배에 이르는 연 181%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자상한선 연 30%에 관한 규정은 서민금융의 안정을 도모하는 조치로 평가되지만, 현행 대부업법상 연 66%의 이자상한선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자상한선 30%를 어기는 사채업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이자제한법은 사법(私法)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했다고 해서 형벌을 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법에 벌칙 조항을 두는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분쟁이 있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형사처벌이 아닌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처벌의 효과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구나 한도를 넘어선 고율의 이자로 피해를 본 서민들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수반하는 소송에 의지하기 쉽지 않아 정부의 이자제한법은 ‘빚 좋은 개살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또한 이자율 상한선이 66%에서 50%대로 10% 낮추는 경우, 은행권과 제도권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 없어 엄청난 금리를 감수하고라도 사채를 쓰는 대부업 이용자 148만명 중 30%인 44만명이 신용등급 미달로 돈을 빌리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돈이 절박한 서민에게 돈을 쓰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법적 규제를 받게 된 대부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이자제한법이 부활됨으로써 오히려 미등록 대부업체들의 편법 영업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들은 제2금융권의 일부 대출금리가 연 40~50%에 달하는 상황에서 연 30%로 돈을 빌려줄 대부업체가 있겠냐며 사채 거래가 음성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현재 무등록 대부업체들의 자금조달금리가 60% 이상인 곳이 많다”며 “이자제한법으로 이자율 상한선을 30%로 낮출 경우 돈을 빌려주는 업체들이 줄어들고 금액도 적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부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200%, 300%를 실제 계약서상에 쓰면서 표면적으로는 30% 이내로 계약을 하는 편법가래가 기승을 부리지 않겠냐”며 불법 사채업자가 활개를 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임승택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대부업법 개정과 관련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실태조사를 해보니 대형 대부업체는 이자율을 현재의 상한선보다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중소형이나 개인 대부업자는 워낙 원가 수준이 높아 지금도 한계 상황에서 영업하거나 불법 영업을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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