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왜 늦게 발표했나

산업 / 토요경제 / 2011-12-20 09:18:10
내부동요·폭동 등 혼란 우려…명확한 사인규명 늦어진 가능성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9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가 17일 오전 8시30분 서거했다"고 밝혔다. 정신·육체적 과로로 인한 중증급성 심근경색 및 심한 심장성 쇼크의 합병이 사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들이 보도한 시간은 19일 정오로 사망에서 발표까지 51시간30분이 걸렸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34시간 이후 발표한 것과 달리 17시간30분이 더 걸린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로 야기할 북한 지도부 내에 일어날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아직 권력기반이 단단하지 않은 후계자 김정은으로서도 북한 사회의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발표를 늦춰야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석상에 등장한 지 1년2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고 올해 29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한 언론을 통해 "북한 내부적으로 권력 승계 준비가 돼 있었는데도 장례 절차 등을 결정하는 데 많은 논의가 필요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북한 지도부가 대규모 탈북 등 급변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흘렀을 수도 있다.

대북 매체인 데일리NK는 "18일 오전 1시께 북한 국경경비대에 국경을 봉쇄하라는 특별경비 지시가 하달됐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부가 급변사태를 막기 위해 경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제대로 안착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김 부위원장이 권력공백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상황 여하에 따라 '군부 쿠데타', '인민 폭동 또는 대규모 탈북현상' 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최악의 경우 '북한 붕괴'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의료계에는 김 위원장의 사망 시간을 늦게 발표한 것에 대해 심근 경색의 특성상 법의학적으로 사망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기 어려워서 시간이 더 걸렸을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경우 바로 시신을 부검하면 오히려 사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이 의료계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매체의 발표에서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 강행군을 이어가다가 열차에서 순직했다는 대목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08년 가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김 위원장의 건강관리가 북한 당국의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전혀 눈치를 못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북한 조선중앙TV는 사망 소식을 발표하면서 "병리해부검사에서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시신을 부검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망 원인에 대한 각종 설이 난무할 소지가 많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편 정부는 주변국들과 공조 체제를 긴밀히 유지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29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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