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담 탄소배출권 거래제 개선책 마련 시급

산업 / 송현섭 / 2017-11-29 15:47:09
한국거래소 공급 부족에 가격 급등하자 ‘발등의 불’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전통 제조업체들의 경영부담을 가중시키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KRX)에서 거래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자 전력•화학•철강•시멘트 등 업종의 21개사가 관계 부처에 공급량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경영부담이 가중된 21개사를 대표해 대한상의는 지난 28일 건의문 시장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환경부•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각각 제출했다.


실제로 탄소 배출권은 지난 24일 현재 t당 2만8,000원으로 제도시행 이후 사상 최고수준으로 급등했는데, 궁극적으로 원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경영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의문에는 한국전력과 남동발전•중부발전•SK E&S 등 전력사를 필두로 현대제철•LG화학•한화케미칼•삼표시멘트•현대시멘트 등 대표적 전통 제조업체들이 모두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상의와 이들 기업은 최근 KRX 배출권 가격이 t당 2만4,500원으로 거래가 본격화된 작년 6월 말 1만6,600원보다 무려 47.6%나 폭등했다고 지적하면서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됐는데 기업이 정부에서 할당받은 배출권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토록 허용하고 만약 부족할 경우엔 거래소를 통해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의 입장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났으나 일부 투자 목적으로 배출권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기업이 시장에서 거래하기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에서 배출권의 수급이 불균형해지자 이상적인 가격 급등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배출권이 필요하지만 이를 확보하지 못한 회사는 과도한 재정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일부 투자목적이 있기도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한 탄소 배출권 보유 업체들이 배출권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제품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아 배출권이 필요한 업체들이 이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출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3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어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업체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의 불”이라며 “배출권 시장에서 당장 공급량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가 개입해 할당량을 늘리는 등 거래제를 합리적 개선해야 한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1차 배출권 할당 계획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내년부터 2020년까지 2차 계획기간 기업별 할당이 6개월이나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여유 배출권을 가진 기업들은 향후 환경규제 강화, 가격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여유분을 내놓지 않고 올 하반기 배출권 거래량도 300만t으로 공급량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전력업계가 올해 할당된 탄소 배출량만 2억2,587만t인데 유통되고 있는 배출권 공급량이 부족한데다 대신 3배의 과징금 내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만약 배출권 보유량이 적은 기업이 올해 배출권 시장에서 평균가격 2만1,036원의 3배를 과징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탄소배출 문제로 내야 하는 전체 과징금은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은 배출권 수급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보유한 예비분 배출권 1,430만t을 즉각 공급해 배출권 가격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의문은 또 정부에서 배출권 시장을 만들었는데 국가차원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물량의 수급 불균형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통 제조업체 21개사가 최근 가격이 급등한 탄소 배출권 수급 불균형 해결을 위해 정부에 건의문을 제출했다. 충남 보령 화력발전소 자료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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