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만 바라보는 조선업계 구조조정

산업 / 송현섭 / 2017-11-30 21:10:52
명확한 시그널 없이 중소사 대량감원…내년 경기 ‘안갯속’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글로벌 업황 부진에 구조조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올 한해 국내 조선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이날부터 내달 11일까지 계약직과 연말 정년 퇴직자를 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데 임직원수가 1,000명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채권단 공동관리 돌입 전인 2013년 12월 3,447명, 2014년 12월 2,838명, 2015년 12월 2,528명에서 작년과 올해 법정관리에서 1,000여명이 감원된 뒤 최대 폭의 인력 감축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당장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인해 수주실적에 문제가 있다는 점보다 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기조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사들의 인력 감축은 이미 예고된 바 있지만 현재와 같은 저조한 수주시장 상황에서 정부 정책과 대내외적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내년 역시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일본 니혼게이자 등 외신은 최근 한국정부가 올초 산업은행 등을 통해 경영난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에 최대 2조9,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해 수주실적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특히 대우조선은 컨테이너선 5척, 탱커 5척 등 대형 선박을 수주해 약 2조9,430억원의 신규 수주실적을 올렸다며 정부가 중소사들의 일부 신규 수주도 보증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업계는 새 정부 들어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없어 이전 정부에서 수립한 국책은행 중심의 로드맵이 그대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며 긴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지방자치단체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우선 포함된 STX조선과 성동조선 등에 대한 회생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산업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는 이날 경남도청 앞에서 회견을 열고 중소형 조선소 회생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중소형 조선소 지원안 중 하나로 가칭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해 선수금 환급보증(RG)을 원활히 해줄 것을 약속했으나 이를 어겼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들은 “차선책으로 내년 6월까지 해양수산부 주도의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출범시킨다고 했지만 중소형사 지원 등은 빼고 해운업만 전담키로 했다”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 같은 주장은 STX조선이 산업은행의 요구로 조건부 RG 발급과 함께 감원을 진행하고 지난 7월 이후 성동조선의 수주실적이 전무해 직원 90%가 휴업에 들어간 상황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경남 통영시는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한국수출입은행에 등 관계 부처 및 기관에 성동조선 존속•지원을 위한 건의문을 전달했다.


통영시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회계법인 실사결과 청산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는 조선경기 악화로 그동안 위축된 지역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발주량 감소와 중국•일본과 경쟁 격화로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여의치 않았지만 내년부터 조선경기가 차츰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우려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연구기관에 따르면 환율과 원자재 가격, 선박 발주 감소 등이 주요 걸림돌이란 것인데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화 강세로 달러•원 환율이 10% 하락하면, 조선사들의 영업이익이 4% 가량 감소할 것이란 추산을 내놓은 점이 눈길을 끈다.


또한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업체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을 올려 올 7월 이후 판매분에 소급 적용한 것도 조선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번 가격 인상은 원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데 단가의 10% 미만에서 인상폭이 제한됐으나 결국 대형사 위주의 조선업황 개선도 지연될 것이란 우려만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생존의 기로에 놓인 성동조선해양 자료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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