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 협상 '안갯 속'…채권단 "시간 없다"

산업 / 토요경제 / 2010-03-15 16:33:01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금호타이어 노사가 채권조정안과 자구계획안 등이 담긴 양해각서(MOU) 체결 1차 시한을 불과 3주일 가량 앞두고 '3년 연속 파업'의 기로에 서게 됐다.

생사 결정권을 쥐고 있는 채권단은 "시간이 없다"며 구조조정 동의안과 자구안 제출을 촉구하고 있어 금호타이어의 운명의 모레시계는 안타깝게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 조정 "타결 가능성 희박"

노사는 쟁의행위 조정 시한인 15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소속 위원 3명의 중재로 최후조정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조정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보인다. 일단 사측은 황동진 부사장과 강이현 상무, 박창민 노사기획팀장 등 3명이, 노측은 이명윤 기획실장과 김을현 명예감독관 등 두 명이 나섰다.

그러나 노조위원장과 수석부회장 등 핵심 간부들은 이틀 연속 진행 중인 임시 대의원대회 문제로 불참했다. 뒤집어 생각하면 이번 조정에 거는 기대가 크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국적 관심사이긴 하나, 양측 입장이 워낙 큰 데다 추가 양보안도 없는 상태여서 '노사가 좀 더 노력해 달라'는 수준의 조정 중지, 즉 조정 실패가 이뤄지거나 지노위가 제시한 일정 조정안을 어느 한 쪽, 또는 양측 모두가 거부하는 조정 불성립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노조측은 대의원 대회 종료 후 곧바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16일부터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지, 파업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 지, 아니면 파업 시기를 늦출 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회사가 쟁의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대응에 나선 상황이고, 노조 내부 이견도 만만찮아 여러 정황상 현재로서는 즉각 파업은 힘들 것"이라며 "이번 주에 숨고르기를 한 후 이르면 다음 주부터 파업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가처분 신청…법원 판단 주목

조정이 성립돼 노사가 화해의 악수를 나누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2차 관문은 쟁의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이다. "현행법상 노동자의 임금과 관련된 사안은 단체협상 대상이지만, 구조조정과 같은 경영 관련 사항은 파업 대상이 아니다"는 게 사측의 기본 판단. 즉, 워크아웃에 따른 정리해고를 빌미로 파업에 나설 경우 이는 곧 불법 파업이라는 것이 사측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노사 갈등의 쟁점이 단순히 정리해고 뿐만 아니라 기본금과 상여금 삭감 등 임금 부분이 핵심인 데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노동위 조정 등을 거친 합법적 파업을 막을 법적 근거 또한 없다는 주장이다.

통상의 예(例)에 비춰볼 때, 법원은 신속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가처분 사건의 성격상 18일 1차 심리 후 1∼2주안에 인용이냐, 기각이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용할 경우 통상적 파업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노동계의 거센 반발도 불 보듯 뻔하다.

가처분이 인정된 후 노조 측이 이에 불복, 파업을 강행할 경우 법원은 채무불이행으로 간주, 사측이 요구한 1일 5000만원 범위 내에서 금전적 페널티(간접 강제)를 매길 수 있다. 10일이면 5억 원으로 만만찮은 액수다.

노조 한 간부는 "사측의 기습적인 가처분 신청은 노조를 자극하고 공권력 투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정당한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 "시간 없다…특단 가능성"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실사가 거의 마무리됐고 현재 막바지 계수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영업 포텐셜(잠재력)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노사 갈등마저 장기화되고 있어 자금지원 가능성은 그만큼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죽을 회사에 돈을 붓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푼도 아깝다. 채권단은 자선 단체가 아니다"며 "워크아웃의 첫 걸음인 구조조정 동의서와 자구안이 늦어질수록 회사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회생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선(先) 자금지원에 대해서는 "노사가 같이 사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고, '협력업체 등을 생각해 채권단이 돈을 먼저 넣어 달라'는 의견도 많지만 협력업체도 회사 측과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나 다름없어 회사가 갚은 능력이 없으면 무턱대고 지원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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