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은 11분 만에 꺼졌지만 이모(54.여)씨가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의 시신은 손상이 많이 되지 않았지만 검시결과 ‘외력에 의한 사망’ 흔적이 나타나 타살 정황이 포착됐다.
24일 부검 결과 ‘둔기에 의한 두개골 골절’이 사망으로 밝혀졌으며 이에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다름 아닌 이 씨의 아들 강모(21)일병이었다.
강 일병이 이날 화재직후 오후 6시 56분께 배낭을 메고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혀 경찰과 군 헌병대는 아들 강 일병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것이다.
당시 강 일병은 군 복무 상태로 휴가 중이었으며 22일 저녁 복귀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대에 복귀하지 않아 경찰과 군 헌병대는 강 일병의 행적을 찾는데 주력했다. 결국 강 일병은 지난 28일 새벽 0시 5분께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붙잡혔다.
경찰과 군 헌병대에 따르면 강 일병이 전날 오후 11시 9분께 강남역 인근 편의점에서 음료수 2병을 사기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강 일병은 수도방위사령부로 이송돼 군 헌병대의 조사를 받았으며 군 관계자에 따르면 “(강 일병은)묵비권을 행사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로 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 일병은 범행이후 집을 빠져나오기 직전까지 온라인 게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일병은 게임 중독으로 인해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인터넷 접속 기록을 조사한 결과 강 일병은 이웃의 화재 신고 직전까지 집에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에 접속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마지막 게임 접속 시간부터 강 일병이 집을 나선 10분 사이에 살인을 저지르고 방화까지 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 일병이 모친을 살해한 뒤에도 게임에 접속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씨의 지인에 의하면 “이씨가 평소 ‘하루 종일 게임만 하던 애가 군대에 가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며 “지난번 휴가 때도 게임을 하느라 군에 늦게 복귀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과 군 헌병대에 의하면 검거 당시 강 일병의 수첩에 모친을 살해했다는 내용과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강 일병은 도주 후 한차례 자살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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