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우승 도전, 대한민국의 아시안컵 잔혹사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5-01-27 10:23:33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55년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결승행에 성공했다.


우리 대표팀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진행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이라크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대표팀은 또 다른 4강전인 호주와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과 오는 31일 대회 우승을 놓고 다툰다.
이번 승리는 7년 전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상처를 안겼던 이라크를 제압했다는 설욕의 의미와 함께 무려 27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는 점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아시아 맹주를 자부하는 우리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1-2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55년 간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로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10개 팀이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상위 두 팀이 크로스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 1988년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조별리그 유일의 전승 팀이었다.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일본, 카타르, 이란을 연파한 우리 대표팀은 4전 전승으로 4강에서 중국과 만나 이태호의 연장 연속골로 2-1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대표팀은 결승에서 디펜딩챔피언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 접전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번 키커 조민국과 5번키커 조윤환이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때만 해도 대표팀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이토록 험난해지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우리나라는 1992년 일본 대회에서는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나서는 등 대회를 얕잡아 봤다가 태국에게 패해 본선에도 나서지 못했다. 1996년, 심기일전하고 정상탈환에 나섰지만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에게 0-2로 패해 1승 1무 1패로 3위로 밀린 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8강에 올랐지만 이란에게 2-6으로 대패를 당했다. 알리 다에이에게 4골을 허용한 ‘두바이 참사’가 바로 이 경기였다.
2000년 대회에서도 중동에 발목을 잡혔다. 조별리그에서 이번에도 쿠웨이트에게 패한 대표팀은 이동국의 해트트릭으로 인도네시아를 꺾고 와일드카드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다시 만난 악연의 이란을 연장전에 터진 이동국의 골로 4강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게 1-2로 무릎을 꿇었다. 대표팀은 3-4위전에서 중국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2004년에는 다시 이란에게 무릎을 꿇었다. 두 대회동안 예선 악몽을 선사했던 쿠웨이트를 제압하는 등 승승장구한 대표팀은 가까스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란과 8강에서 만났다. 대표팀은 설기현-이동국-김남일의 연속골이 이어졌지만 카리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3-4로 패했고 8강에서 도중하차했다.
대표 소집 당시부터 잡음이 발생했던 2007년에는 조별리그에서 바레인에게 역전패를 당하는 충격 속에, 조 1위 사우디아라바이아 비긴 효과로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대표팀은 8강에서 이란과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지만 이라크와의 4강에서는 염기훈과 김정우가 슛을 실패하며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셨다. 3-4위전에서도 승부차기 접전을 치른 대표팀은 일본을 이기고 3위를 차지했지만, 역대급 빈공 속에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2011년 대회에서는 2승 1무로 8강에 올라 윤빛가람의 연장 득점으로 이란을 꺾고 4강에 올랐지만 일본에게 무릎을 꿇었다. 연장 종료 직전 황재원의 극적인 골로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간 대표팀은 구자철-이용래-홍정호 등 키커 전원이 승부차기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고, 3-4위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3-2로 눌러 두 대회 연속 3위에 올랐다.
1968년, 1976년, 1992년을 제외하고 총 12번의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며 이란과 함께 최다 진출 기록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1988년 이후 침묵에 빠진 동안 일본이 4차례 정상을 정복하며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가로 올라섰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과 함께 3회 우승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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