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냐 필수냐…지주사체제 전환 본격화

산업 / 송현섭 / 2017-12-06 16:06:01
순환출자 문제해결 최대관건·경영승계와 맞물려 이목집중
대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자료사진.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던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 잇따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10대 그룹 가운데 지주사로 전환한 곳은 SK·LG·GS·롯데·CJ·현대중공업그룹 등 6곳이며 중견 그룹 중 효성·오리온·현대산업개발 등이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지주사 전환작업이 사실상 중단됐고,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정몽구 회장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선단식 경영의 상징인 재벌들의 지주사 체제 전환은 예전부터 정부가 꾸준히 유도해온 부분도 있지만 현재는 경영승계 등 그룹 최고경영자의 필요에 따라 추진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계열사들의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소위 오너 리스크를 상당부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정부 정책이나 로드맵과 상관없이 최근엔 창업주의 뒤를 잇는 2·3세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작업과 동시에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체제를 전환한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강화한데다 구광모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잡음이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그룹 연말인사에서 지주사 LG에서 LG전자 B2B사업본부 ID사업부장으로 현장경영에 나선 구 상무 입장에서도 특혜 시비 없이 단계적 경영수업을 밟아 승계에 유리한 시스템이란 것이다.

경영난 타개 차원의 분사를 통한 지주사 전환사례도 주목되는데 조선업 장기불황으로 지난해 사업 재조정을 마무리하고 지주사로 체제를 정비한 현대중공업그룹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부문장·기획실 부실장 정기선 부사장이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겸직, 지주-계열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배경도 이 시스템에 있다는 것이다.


계열 분리를 위해 체제를 전환하는 경우는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을 맡아온 SK케미칼 등의 지주사로 SK디스커버리 설립해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에서 독립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계열 분리하면 생각나는 것은 ‘형제의 난’이나 음모에 가까운 지분거래 등”이라며 “앞서 수년간 순환출자와 지분관계 정리의 결과로 지주사를 통한 계열사의 성과위주 경영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되기 때문에 다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재벌 시스템에서 지배권이 집중된 총수일가 내에서 논란이 있었던 효성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그룹을 사업별로 분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순환출자 형태로 그룹 계열사를 지배해온 재벌체제가 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공익성 문제를 넘어 사업구조 개선과 혁신을 추진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지주사 시스템이 일반적인 미국 기업들은 경영환경과 여건에 맞춰 다양하고 혁신적 경영기법을 통해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효율적이고 성과 위주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지주사 체제는 독점의 폐해를 막고 주주권익을 보호하는 가운데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는 미국 정부와 사회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위기 때마다 정부 주도 재정·금융지원과 국유화 요구 등으로 말 많은 산업 구조조정을 해왔던 우리나라와는 실정이 다르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수년간 인수합병으로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일부 계열사를 매각한 자금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해 지배구조를 바꾸려던 삼성그룹은 당장 재벌 시스템의 폐해와 족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사결정권을 쥔 총수 부재로 어느 때보다 지주사 체제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지주사가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부분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현섭
송현섭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송현섭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