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손쉽게 돈번다" 재벌 2.3세 주가조작 의혹

산업 / 토요경제 / 2008-07-07 10:06:23
LG家 3세 구본호씨 '증권거래법 위반혐의' 구속

재벌 2.3세 줄줄이 검찰소환 가능성
檢, 재벌 2.3세 주가조작 의혹 수사 본격화
내부 정보 등을 통해 수천~수백억 수익 남겨


코스닥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씨(33)가 최근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구속되면서 검찰이 재벌 2, 3세들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재벌 2, 3세들이 일부 종목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내는 과정에서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등을 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돌았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3~4건의 주가조작 의혹 자료를 증권선물위로부터 넘겨받아 살펴보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건 동일철강의 제3자 유상증자배정 사건 등 2~3건도 주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현재 구씨 외에도 코스닥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재벌 2, 3세 7~8여명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 재벌 2, 3세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고 혐의가 인정될 경우 구씨에 이어 추가 구속 사태도 발생할 수 있어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家 3세 구본호 구속


검찰은 그동안 '재벌 테마주' 열풍을 일으켰던 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씨를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구씨는 지난 2006년 9월~10월경 (주)미디어솔루션(현 레드캡투어) 인수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자증자 참여,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구주 인수 등으로 필요한 소요 자금 약 308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차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자금'이라고 허위 기재하는 등 허위공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구씨는 현재 검찰의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교포 무기거래상 조풍언씨의 페이퍼컴퍼니 세 곳(글로리초이스차이나, 스타이에셋, 크라운그랜드)의 명의를 이용해 차명으로 미디어솔루션의 제3자 배정(유자증자) 주식 150만주를 획득해 마치 해외 기관투자자를 유치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구씨가 2006년 10월 24일 주당 7000원에 획득한 150만주의 주식은 최고 4만3000원까지 주가가 폭등했다. 앞서 같은 달 4일, 미디어솔루션이 발행한 BW 180만주를 주당 8390원, 151억200만원에 인수한 뒤 불과 2주 만에 그 절반인 90만주를 405억원(주당 4만5000원)에 홍콩계 법인 카인드익스프레스에 팔아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카인드익스프레스사 또한 조풍언씨가 차명으로 홍콩에 개설한 페이퍼컴퍼니"라면 "이 과정에서 구씨가 165억원 가량의 부당 이득을 얻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160억원대의 차익 이외에도 구씨가 미디어솔루션과 관련해 얻은 이익은 이보다 몇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씨가 올해 4월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BW 90만주에 대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일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4월 3일 당시 레드캡투어의 주가는 종가 기준 1만3150원을 기록해 이날 보유 주식을 팔았다면 최소 42억8000만원의 차익을 거둔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벌 2, 3세 주가조작 의혹


구씨가 구속됨에 따라 검찰은 금감원 자료 등을 토대로 또 다른 재벌 2, 3세의 주가조작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는 지난 25일 한국도자기 창업주 3세인 김모 전 엔디코프 사장(35)과 박모 부사장이 미공개정보로 거액을 챙겼다는 고발장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엔디코프 재직 당시 해외자원개발 자금 마련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 증자 과정에서 공시 이전에 차명계좌를 이용, 회사 주식을 미리 매입해 7500만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가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김 전 사장은 코스닥 시장에서 특정인에게 신주 인수권을 배당하는 방식을 이용해 거액을 챙긴 의혹도 있어 검찰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지난해 8월 무선인터넷 관련 정보기술(IT) 기업인 C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50억원을 투자, 100여일 만에 40억원에 이르는 평가 차익을 거뒀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투자 과정에 다른 재벌가 자제들도 참여했다는 정황이 담긴 자료를 증권선물거래위원회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구씨 등과 함께 투자모임을 결성, 특정 업체에 거액을 투자한 뒤 일반 투자자들이 추격 매매에 나서면 주식을 되파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씨의 투자모임에는 다른 유명 기업주의 자제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해 동일철강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동일철강은 '범한판토스' 2대 주주이자 LG그룹 방계 3세인 구씨와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등이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4배가량 치솟았다.


이 밖에 식품, 유통, 관광, 레저, 화학 등을 주력업종으로 하고 있는 L그룹의 3세 S씨와 H그룹의 J전무, 대기업 관계사인 H기업 J부사장, D산업개발 P 전 상무, 중견기업인 H사장 등도 수사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에너지, 유통, 서비스분야가 주력업종인 G그룹 회장의 사촌인 H씨와 L그룹의 두 형제도 각각 다른 코스닥 종목 투자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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