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은행장, 중징계 불구 "임기 채운다"

산업 / 박진호 / 2014-04-21 13:00:43
금융당국 중징계 조치에 하나은행 맞대응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저축은행 투자와 관련해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뜻밖에도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고 선언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경영공백으로 인해 조직에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이 김종준 행장이 임기만료 때까지 은행장 직무를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측은 지속적인 금융권 불안과 실적 악화로 인해 수익성 확보와 효율적인 경영관리가 최우선인 상황에서 은행장의 부재는 조직 내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김 행장이 임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행장은 내년 3월까지인 자신의 임기를 모두 채우게됐다. 그러나 이러한 하나금융그룹과 김 행장의 결정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인 판단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나타낸 도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으며, 사회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슬그머니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문책경고를 받았다. 문책경고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다음으로 높은 중징계다.


금감원은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1년 미래저축은행에 145억 원을 투자하여 6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힌 것에 대해 이같은 징계를 결정했다. 특히 금감원은 당시 하나캐피탈이 투자 과정에서 가치평가 서류를 조작하고 이사회도 개최하지 않았으며, 사후 서면결의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내린 문책경고는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지만,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권고로 받아들여진다. 과거에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았던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황 전 행장은 1조 6000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2009년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고 KB금융지주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도 2010년 카자흐스탄 BCC은행 투자손실과 관련 중징계를 받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 전 행장은 임기가 단 3개월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올해들어 내부통제와 성과규정 등을 대폭 강화한 하나은행이 오히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은행장에 대해서는 '조직안정'을 이유로 임기보전을 결정한 것이다. 하나은행 측은 금융당국의 징계가 연임과 금융권 재취업을 제한할 뿐 지금 당장 그만두라는 것은 아니라며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의 중징계에 불만을 품은 하나은행 측이 고의적으로 이에 대한 반발을 김 행장의 임기 보전을 통해 나타냈다는 분석을 내놓고도 있다.


하나은행 측은 금융당국이 이미 지난해 9월 '주의적 경고'를 받았던 김 행장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고 재검사에 돌입한 것과 연임 논의 당시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가 이제와서 중징계를 결정한 부분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히려 최근 금융권과 관련한 각종 사고들로 인해 금융당국이 전시성 처벌을 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은행의 이러한 결정과 관련하여 금융당국의 향후 태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의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리를 보전한 김 행장과 하나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이른 바 '괘씸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KT ENS 사기대출 사건과도 연루되어 있고,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남아있어 이들과 관련하여 금융당국으로부터 향후 거센 압박이 이어지리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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