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요연 완화, ‘투자자 보호’는 뒷전

산업 / 서승아 / 2014-04-19 16:47:31
자기자본 요건 15억원→10억원 변경

[토요경제=서승아 기자] 코스닥시장의 상장 요건 완화로 '투자자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6일 증권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기업의 기술력에 초점을 맞춰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 완화를 추진함에 따라 부실 기업 상장에 따른 투자자 피해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투자자 “정보공개 강화해야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지난 15일 발표한 '기업 상장 활성화 규제 합리화 방안'은 당장은 경영·재무적 성과가 미흡하더라도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만 있으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관련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기술평가 상장특례기업의 자기자본 요건을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자본잠식이 없어야 한다'는 규정마저 삭제키로 한 것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투자자 보호는 외면한 채 지나칠 정도로 진입규제를 완화하는데 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황세운 연구위원은 “투자자보호 장치가 빠진 것은 이번 기업상장 활성화 방안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상장 요건 중 지나친 것을 완화하는 것은 의미 있는 ‘제도 변화’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자보호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황 연구위원은 “양쪽의 균형이 맞춰지지 않으면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시장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상장 완화와 관련해 공시 등 정보공개 강화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자본잠식 상태에 있어도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면 코스닥 상장을 허락해주는 대신, 해당 기업에 대한 재무정보 등을 공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자본잠식 기업이 상장되면 출발선상부터 재무상 문제가 있는 기업이 상장되는 것”이라며 “해당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다면 그 피해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코스닥시장에서의 거래량을 기준으로 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94.04%,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한 개인투자자 비중은 87.69%에 달한다. 또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33개사이며, 이중 ‘자본 전액잠식’을 사유로 퇴출된 기업은 3개사였다.

거래소 “보완 장치있어 투자자 문제 없다”

거래소는 기술평가 상장특례기업의 상장 과정에도 투자자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승원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기술평가 상장특례기업에도 투자자보호 보완 장치는 마련돼 있다”며 “질적 심사를 통해 평가등급에서 A등급을 받아야 하고, 반기 단위로 사업 진행공시 제도 역시 계속 존재한다”고 밝혔다.

현재 기술평가 상장특례를 활용한 기업들에게는 3년간 반기별로 사업진행상황을 공시토록 하며, 위반시 관리종목지정·상장폐지 등 제재를 취하고 있다.

‘기업 상장 활성화 방안’이 실행되면 반기단위 사업진행 공시는 그 내용을 간소화해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에 포함된다. 또 기술평가 상장특례를 이용하는 기업에 대해 경영투명성 및 기술성 위주로 질적심사 절차가 간소화된다.(사진제공=뉴시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승아
서승아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서승아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4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