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 소통경영 ‘빛 좋은 개살구’

산업 / 홍승우 / 2015-09-30 09:43:19
‘협업·소통’ 강조하면서 ‘불통’ 행보

[토요경제신문=홍승우 기자] 최근 KT의 새로운 DNA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는 황창규 KT화장이 ‘말과 행동이 달라’ 그의 소통능력을 의심하는 불만들이 내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 황창규 KT 회장


황 회장은 늘 공식석상에서 직원들에게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면서 소통과 협업에서도 업그레이드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찾아가는 소통, 외부와의 소통으로 소통의 관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IT 마인드 가진 개방형 열린 CEO 이미지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IT 마인드를 가진 개방형 열린 CEO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KT가 직원들간 소통할 수 있는 앱(블라인드) 가입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면서 황 회장의 소통경영에 의심의 눈초리가 깊어지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해 9월 전체 임직원 2만 3000명에게 보낸 이메일은 업계에서 파격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 지난해에는 이메일을 통해 대규모 명예퇴직 사태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황 회장은 전 임직원에게 ‘KT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소통과 협업’을 강조하는 등 ‘소통경영’의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이메일을 통해 황 회장은 “KT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경직된 사고, 관행, 태도를 바꾸어 고객과 현장의 소리에 마음을 열고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에 맞춰 소통과 협업도 새로운 관점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내부에 집중됐던 소통의 관점을 외부로 확대해야한다. 늘 하던 방식, 하던 업무만 생각하지 말고 이웃부서나 외부파트너와 소통‧협력 했을 때 시너지가 날 것들을 찾아보자”고 임직원에게 거듭 주문했다.


그러나 최근 황 회장이 이끌고 있는 KT에서 ‘소통과 협업’을 강조한 이메일 내용과는 동떨어진 ‘언행불일치’ 사례가 속속 터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직원들 블라인드(앱) 가입승인 요청 스팸처리


최근 KT가 직원들간 소통할 수 있는 앱(블라인드) 가입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면서 황 회장의 소통경영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블라인드’ 앱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연루된 ‘땅콩 회항 사건 폭로’가 이 앱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유명세를 탔었다. 현재 블라인드는 국내 대기업 직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직장생활 고충 등을 공유하며 직원들 간의 소통의 창구로 사용되고 있다.


KT는 보안강화 차원이라는 이유로 블라인드 가입을 막고 있다. 이 앱에 가입하려면 휴대전화에 앱을 다운로드하고 직장을 입력한 후 회사 이메일로 인증 받아야 한다. 회사 소속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KT는 앱 인증 메일을 ‘스팸’처리해 가입할 수 없게끔 만들어 실제 가입을 막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IT 보안 전문가는 “블라인드 앱의 이메일 정책을 보면 ‘본인인증을 위해 입력한 이메일정보는 공개되지 않은 복합변수로 암호화해 블라인드 관리자도 풀 수 없는 형태로 DB에 저장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결국 KT의 이런 행동들은 보안강화라기 보다는 외부 앱과 악성코드를 못 막아서 아예 차단시켰다는 것으로 판단되며 타 업체에 비해 보안에 자신이 없다는 뜻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소통을 강조하지만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비춰볼 때 직원들간 소통 창구인 블라인드 앱 가입을 막은 것은 모순된 행위”라며 “사내 게시판도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간 협업과 소통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충 이메일 보낸 직원 1개월 정직


황 회장에게 이메일을 보낸 후 중징계를 받은 직원도 있었다. 평소 ‘소통’을 강조했던 황 회장의 경영철학과는 전혀 다른 결정이다.


지난 4월 KT업무지원단에서 무선품질측정업무를 담당하는 이 씨가 황 회장에게 ‘개인정보유출이 없는 사업용 측정폰을 제공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각각 4월 23일, 30일, 5월 12일에 걸쳐 총 3차례 발송했다. 이메일 발송 1개월 후 이 씨는 1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소통을 실천했던 직원에게 돌아온 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특히 인사위원회에서 이 씨를 징계한 사유를 보면 ‘CEO에게 항의성 내용증명 문건을 보내는 등 조직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 씨가 메일을 보낸 이유는 개인정보공개 및 사생활 공유 허용 범위가 과도할 것을 우려해서였다.


품질측정 앱, 개인 정보 침해 우려


KT가 무선품질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WDM(SDM) 앱을 설치하면 해당 휴대전화에 저장된 민감한 개인정보 이용 및 공개에 대해 허용을 해야 한다. 모든 일정이 있는 달력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 문자메시지 발신 등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개인정보수집 원칙에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도 “업무범위를 넘어서 개인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결국 황 회장이 말한 소통의 정의는 ‘일방적 소통’인 셈이다.


소통은 쌍방이 동등한 입장에서 주고받는 것이다. 황 회장식 소통법은 이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홍승우
홍승우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홍승우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