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2롯데월드, 하인리히 법칙을 기억하라

산업 / 김형규 / 2015-01-15 11:12:43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일정 기간 동안 여러 번의 징후와 전조들이 발생하며 이를 예방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법칙이 있다. 바로 하인리히 법칙이다.

1건의 치명적인 사건사고 전에는 29건의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사건사고와 300건의 관련된 이상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을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지난해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세월호 참사를 보면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부터 무수히 많은 징후들이 있었다고 한다. 애초 탑승인원과 화물 무게를 속여 게재를 했고, 허용치를 넘는 화물을 실었으며, 사고 발생 2주전 세월호 조타기 전원 접속에 이상이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었다.

또한, 지난 1995년 공식적으로 사망자 502명, 실종 6명, 부상자 937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서도 징후들은 있었다.

제2롯데월드가 수상하다.

지난해 10월 임시 사용 허가 이후 연장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만 무려 14건에 달했다. 그 밖에 경미한 이상 징후는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하면 이제 15건의 작은 사고만이 남았다.

문제는 롯데 측의 자세다.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거나, 아무 문제없다는 식의 대응만 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해도 외부에 사건이 알려질까 두려워 웬만하면 119에 신고하는 것조차 꺼렸다.

임시 사용 허가 후 처음 제기됐던 바닥 균열에 대해선 ‘일부러 연출한 디자인’이라고 해명했고, 영화관 진동에 대해서는 ‘일부 고객이 예민해서’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없다고 그들이 밝힌 곳 모두 영업정지 되거나 정밀 진단에 들어갔다.

아쿠아리움 누수 때도 롯데그룹 관계자는 ‘누수를 다 잡았다’며 119 구조대의 관람객 대피 요청에 반발했다. 하지만 그 다음 날 정부합동안전점검팀의 조사 결과, 누수는 계속되고 있었다. 추가 누수 역시 롯데 측이 은폐하려고 한 것이다.

세월호나 삼풍백화점 모두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방지할 수 있었지만 징후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진 것이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에서 또 다시 사고가 나면 임시사용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안전사고 예방과 관리를 위해 안전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동안 롯데물산과 롯데건설 등 계열사별로 분산됐던 관리 방식이 사고 대응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전담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롯데그룹의 대응을 봤을 때는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다. 또 사고가 있었으면 누군가 책임을 저야 할 텐데 롯데는 그간의 사고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롯데는 1:29:300의 하인리히 법칙을 반드시 기억하고,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투명하게 문제를 공개해야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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