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불안에 ‘보험사 뒤통수’

산업 / 토요경제 / 2011-08-19 17:34:19
시장금리 상승 예상, 채권자금 집행안해…낮아진 금리에 '골머리'

국고채 10년물 등 장기채권금리가 연일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매매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을 감안해 장기채권 매수시기를 늦춰왔으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예정했던 만큼 채권자금을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보험사들은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부담감이 큰 만큼 변동금리 상품 개발 필요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동안 시장금리 상승을 염두에 두고 당초 예정했던 만큼 채권 매수에 자금을 집행하지 않았던 보험사들이 결국 낮아진 금리에 적응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국고채 금리 사상 최저 수준기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종가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9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14일(3.91%)보다 불과 1bp 높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3.95%로 기획재정부가 지난 2006년 발행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마저 3%대에 진입하면서 4%대 금리의 국고채가 사라진 것이다. 국고채 장기물의 초강세는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글로벌 경기가 장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사채 등 장기채권의 발행이 이전보다 줄어든데다 외국 중앙은행 등 신규 투자자의 매수 가세로 수요우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장기채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절대금리 부담 때문에 그동안 장기채권 매수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갭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이를 꾸준히 줄여나가는 것이 당면 과제로 부각돼 왔다. 이는 지난해까지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장기채권을 매수하게 하는 유인으로 작용했다.


◇보험사, 한은 금리동결에 ‘뒤통수’


올해 들어 보험사의 장기채권 매수는 당초 계획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연초 이후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기준금리 인상 등을 감안해 시장금리가 추세 반등할 것으로 봤던 보험사들이 매수시기를 늦춰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된 상황에서 20년물 금리마저 3%대에 접어들면서 보험사의 눈높이도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A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보험사들의 경우 올해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예정했던 수준만큼 채권자금을 집행하지 않았다”며 “더구나 최근 주식시장까지 폭락함에 따라 채권 쪽에서 계획만큼 장기물 비중을 늘리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B외국계은행 채권딜러는 “국고채 20년물 금리가 3%로 내려간 것이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듀레이션갭 관리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결국 장기채권을 더 적극적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불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장기금리 수준이 지속되면 보험사들이 결국 눈높이를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동금리 상품개발 등 골머리


보험업계에서도 당초 계획대로 채권자금 집행계획을 채운 곳이 없다는 데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장기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극단적인 금리 대세상승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어 자산운용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권 관계자는 “보험사 중 올해 예정했던 채권매수 물량을 채운 곳이 없는 데다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곳도 없다”며 “보험사들이 포트폴리오에 국채만 넣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국채를 산다 해도 역마진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고정금리 상품이 많은 보험사는 부담을 느끼는 상태라 향후 변동금리 상품을 늘려야 하는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며 “국채 20년물의 경우 매수 메리트가 거의 없고 그나마 10년이 매력적이지만 절대금리를 감안할 때 LH공사채나 쿠폰을 더 주는 크레디트물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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