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그룹, 국내경제 집중도 심화

산업1 / 송현섭 / 2015-01-12 14:46:57
영업익 비중 24.9% 차지…10대 그룹 영향력은 위축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2개 거대그룹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정부의 고환율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이들 양대 그룹의 경제력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세계 휴대폰시장의 선두를 달리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몰락한 노키아로 인해 국가경제가 위기를 맞게 된 핀란드의 사례처럼 거대기업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 <편집자 주>

자산순위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 강화되고 있다.


▲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금융투자업계와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국세청 법인세 신고업체들 중 삼성·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은 2012년 39조원으로 전체기업 155조1000억원의 24.9%의 비중을 차지했다. 더욱이 이들 양대 그룹의 영업익 규모는 최근 수년간 급증하면서, 전체 기업들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16.9%에서 무려 8%P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양 그룹의 매출규모는 412조원에 달하고 있어 전체 기업 매출액 3464조1000억원의 11.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매출액 비중의 경우 2009년 10.0%에서 2012년 11.9%로 상승하면서 1.9%P가 오른 셈이다.


◇ 삼성전자·현대차, 영업익 급증해


개별 기업만 놓고 보더라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영업익 비중이 2009년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견지해온 고환율 정책에 따른 수혜로 이 같은 경제력 집중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양사의 영업익은 2012년 22조8000억원으로, 법인세 신고대상 전체기업의 영업익 규모 155조1000억원의 14.7%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영업익은 8조6000억원에 7.3%의 비중에서 4년 뒤 14.7%로 늘어나, 국내경제에 미치는 이들 영향력이 막강해졌다는 점을 실감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매출액은 2009년 121조6000억원에서 2012년 184조4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양사 매출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6%에서 5.3%로 0.7%P 올랐다. 특히 2013년 우리나라 경제에서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으나 유독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경제역 집중이 심화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참고로 2013년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51만7000여개사 중 10대 그룹은 삼성과 현대차·SK·LG·롯데·포스코·현대중공업·GS·한진·한화 등이다.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1071조3000억원으로 2012년 1081조3000억원에 비해 약 9000억원 줄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4.8%로 전년 25.7%에서 0.9%P 감소했다.


2013년 10대 그룹의 당기 순이익은 2012년보다 17조5000억원 감소한 48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기업들 중 비중이 41.9%로 역시 전년보다 6%P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양사의 당기순익 합계는 2012년 22조7000억원에서 2013년 23조1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5%에서 19.9%로 확대됐다.


이와 관련 재벌닷컴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포함시켰을 때와 제외했을 경우 거시경제 지표가 극명한 차이를 보여 경제현상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 10대그룹, 전체기업 매출비중 24.8%


무엇보다 국내경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차지하는 경제력이 강화된 것과 반대로 10대그룹의 집중도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조사돼 주목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2013년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51만7000여개사 중 10대 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1071조3000억원으로 전년 1081조3000억원에 비해 9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는 2013년 4313조5000억원에 달하는 전체 신고기업의 매출액에서 24.8%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년 25.7%에서 0.9%P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현상이 외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면서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경연은 최근 발표한 '경제력집중 통계의 허와 실'이란 보고서에서 지표비교를 통한 분석결과 국내 30대 그룹의 경제력 집중도는 일부 상승하고 있으나 해외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선 보고서는 2012년 기준으로 부가가치와 고용에서 30대 그룹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30대 그룹의 부가가치 집중도는 2001년 6.3%에서 2008년 10.9%, 2012년 11.8%로 증가했으나 기존 분석결과의 9분의 1에 그쳤다.


국부통계에서 집계된 국가자산 총계대비 자산집중도는 2001년 9.0%에서 2012년 15.4%로 올랐지만 한국은행 총자산 기준 2001년 32.5%에서 2012년 36.0%로 3.5%P 상승했다는 것이다. 다만 매출집중도의 경우 산업연관표 집계결과 국내 총수요 기준 2003년 13.1%에서 2012년 24.5%로 10년간 11.4%P로 상승폭이 컸다.


이와 관련 황인학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경제력 집중현상이 지나친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우려한다는 것이 더 문제"라며 "외국에도 없는 규제 일변도로 접근해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인지도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경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매출액이나 자산을 비교하는 분석방법은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킨다고 비판하며,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GDP대비 매출이나 자산비중 등 지표만 놓고 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경연 "경제집중도 우려 지나치다"


한경연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30대 그룹의 GDP대비 매출총액은 100.7%로 매출이 GDP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자산기준 거시경제 지표는 매출기준에 비해 경제력 집중현상이나 증가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2011년 100.5%, 2012년 105.1%에 달하고 있다.


자산기준으로 2012년 삼성과 현대차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8%에 달해 일각에서 국내경제의 3분의 1을 삼성과 현대차 양대 그룹이 장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상호 비교가 어려운 지표를 놓고 실제보다 경제력 집중도가 과도하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GDP가 다층적인 거래단계에서 발생한 비용을 중복 계상하지 않고 새로 추가된 부가가치를 합산해 계산하는 반면매출은 부가가치는 물론 각 거래단계에서 발생한 생산 및 거래비용 등을 합산, 매출과 GDP를 비교하면 경제분석의 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GDP 기준으로 경제력 집중도를 평가하려면 비교대상을 자산·매출이 아닌 대상기업의 부가가치 합계치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상집단의 매출을 비교하려면 산업 매출총액을 활용하고, 자산비중의 경우 국가자산 통계치 또는 산업 자산총계를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경연은 미국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각국 대표회사의 GDP대비 매출비중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경제력 집중도는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2년 삼성그룹의 경제력 집중도는 20% 수준이었고 금융업을 포함해도 23%에 불과했다.


반면 룩셈부르크를 대표하는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Arcelor Mittal)의 매출액은 GDP의 147.5%에 달했고, 네덜란드의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은 60.5%에 달했다. 홍콩노블그룹(Noble Group)은 35.7%, 스위스 글렌코(Glencore International)가 33.9%, 대만 혼하이(Hon Hai Precision)가 27.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노르웨이 스타토일(Statoil)이 25.4%의 비중을 보였고, 태국 PTT PCL이 24.6% 수준이었으며 우리나라의 삼성그룹 등 순으로 GDP대비 매출비중이 높았다. 보고서에선 국가별 20대 기업의 GDP대비 매출 비교에선 국내 20대 기업의 매출 집중도가 미국과 일본·영국·독일보다는 높았으나 홍콩과 네덜란드·스위스·대만보다는 낮았다. 자산집중도의 경우 홍콩과 스위스·대만·네덜란드·한국·영국·독일·일본·미국 등 순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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