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선거구 재획정 문제로 '신경전'

산업1 / 송현섭 / 2015-01-12 14:00:47
여야, 2월 정개특위 구성·선거개혁자문위 설치합의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 인구편차를 2대 1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을미년 올해 정치권 최대이슈는 선거구 재획정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여야는 오는 2월 정치개혁특위를 구성과 함께 선거개혁 자문위원회 설치·운영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선거구 재획정 문제는 각 정당의 내외적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논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편집자 주>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을미년 올해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 재획정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작년 10월말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수준으로 재획정해야 한다면서 시한을 올 연말까지로 못박으면서 시작됐다.


▲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8일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회동해 정개특위 구성에 합의한 뒤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선거구 재획정에 앞서 선거제도 개편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정치개혁특위를 2월 중순에 구성하는데 합의했다. 정 의장과 이완구 새누리당·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정개특위 구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정치연합의 2.8 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특위를 구성키로 했다.


◇ 중대선거구 전환 등 개편논의


특히 선거구 재획정에 앞서 중대선거구제 전환과 석패율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위해 신설 선거제도 개혁자문위는 국회의장 직속으로 운영하되 이달중 출범시키기로 했다. 자문위는 여야가 4명씩 동수로 참여하고 의장 추천인사 4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와 함께 정 의장은 작년말 발표했던 10개 국회법 개정안을 2월중 처리하자고 당부했다.


앞서 정 의장은 국회개혁자문위를 통해 체포동의안 자동상정제 도입과 무쟁점 법안 신속처리제, 상시국회 운영, 헌재 위헌결정에 대한 국회 심사절차 도입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수원 국회의장 정무수석은 "야당의 전당대회 직후인 2월 중순 정개특위를 구성키로 합의했다"며 "의장이 제시한 10개 국회법 개정안도 즈음해 처리키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 수석은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자문위를 1월중 출범시킬 계획"이라며 "정 의장은 덕망이 있고 학식이 풍부하며 존경받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특히 정 의장은 "선거구 재획정에 앞서 선거제도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선거법상 선거구 획정을 6개월 전에 하도록 한 만큼 2016년 총선에서 역순하면 10월까지 정리해야 된다"고 언급했다. 정 의장은 또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가 맞느냐를 따지고 시대에 맞게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첨예한 이해관계…물밑 '암투' 예고돼


선거구 재획정은 현행 3대 1수준인 선거구별 최대·최소 인구편차 기준을 2대 1이하로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총 246개 지역구 중 작년 9월 기준 62개가 조정대상인데 상한인구 초과한 선거구가 37개, 하한인구 미달한 곳이 25개에 달하고 있다.


당장 여야가 정개특위 구성에는 합의했으나 이 문제는 동료의원의 지역구를 뺏고 뺏겨야 하는 큰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데다가 각종 선거제도 개편과도 맞물려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더욱이 현행 제도상 선거구 획정논의는 여야 지도부의 영향 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비판과 같이 획정안이 마련되더라도 국회가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기관으로 운영하거나 중앙선관위 산하에 두고, 최종 획정안을 국회가 수정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선거구획정위가 획정안 보고서를 총선 6개월 전까지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돼있다. 2016년 4.13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10월12일까지 선거구획정위 차원의 최종안이 도출돼야 한다.


특히 선거구 재획정에는 지역구 246석과 비례대표 54석 등 현재 300명인 의원정수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법 41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이상으로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선거법 개정만 통해서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의원정수 확대보다 제도개혁으로 '가닥'


만약 의원정수를 늘리게 되면 인구편차 조정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나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팽배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악화를 우려해 이를 용인할 수 있을 여지는 많지 않다. 기존대로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한다면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 조정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럴 경우 현역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게리맨더링'이나 상대적으로 손쉬운 대로 비례대표를 감축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욱이 단순 의원정수 조정차원을 넘어 지역주의와 사표 방지 등의 선거제도 개편으로 논의가 확장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따라서 여야 각당 혁신위원회에선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거나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경우 기존 전국 단일명부와 달리 권역별로 명부가 작성되고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또한 석패율제는 단일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동시출마를 허용, 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도록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다. 향후 국회 정개특위의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하지만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 도입으로 제도를 바꾸면 비례대표 늘리기를 통한 정수 확대로 방향이 잡힐 수도 있다.


다만 의원정수가 확대되면 고질적 지역주의 극복을 비롯한 미래 선진정치를 위한 명분과 약속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기도 하다. 게다가 정치권이 정국현안에 매몰되거나 이슈 파이팅에 천착할 경우 선거제도 개혁과제가 뒷전으로 밀려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여야간, 각당 내부에서 의견대립으로 인해 마감시한에 쫓겨 졸속 검토와 처리에 나설 가능성 높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19대 총선 투표일을 44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반영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례를 감안할 때 구태가 반복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현섭
송현섭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송현섭 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