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삼성을 무너뜨린 17분의 침묵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5-01-11 21:39:09

[토요경제=용인, 박진호 기자] WKBL 역대 한 쿼터 최소 득점 타이(2점).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득점(39점). 1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신한은행과의 KB국민은행 2014-15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경기에서 삼성은 빈공 속에 불명예를 남겼다.


그동안 조직적인 팀 디펜스를 통해 상대팀들의 공격을 묶으며 득점과 관련한 각종 치욕을 선사했던 삼성이 피해자로 변하고 말았다. 이날 삼성이 기록한 39점은 올 시즌 최소이자 WKBL 역대 최소 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더 아팠던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 침묵의 시간이었다.
모니크 커리와 박하나의 득점이 터진 삼성은 1쿼터에 먼저 신바람을 내며 경기를 주도했다. 1쿼터 2분 30초를 남긴 시점에는 17-9까지 앞섰다. 그러나 19-15로 앞선 채 접어든 2쿼터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득점력이 사실상 궤멸되다시피 한 것이다.
삼성은 신한은행의 추격에 맞서 커리가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앞서나갔다. 그러나 2쿼터 3분 33초 만에 커리가 페인트 존에서 올린 23점째 득점 이후 삼성의 공격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3쿼터 종료 12초를 남기고 배혜윤이 골밑 득점을 올릴 때까지 무려 16분 51초 동안 단 한 개의 필드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 시간 동안 삼성은 상대 파울로 얻어낸 4개의 자유투 중에서 1개만을 성공시키며 1점을 더 쌓았을 뿐이다. 10분 55초 동안 무득점에 빠졌고, 거의 17분에 이르는 시간 동안 필드골은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삼성은 길었던 침묵의 시간동안 2점슛 15개와 3점슛 4개 등 총 19개의 필드골을 놓쳤고, 20번째 시도 만에 배혜윤이 득점을 올리며 전무후무한 한 쿼터 무득점의 불명예를 모면할 수 있었다.
WKBL을 대표하는 포인트 가드 이미선과 지난 시즌 득점왕이자 최우수 외국인 선수였던 모니크 커리가 버티고 있었지만 궤멸된 삼성의 득점력을 살리지는 못했다.
반면 신한은행 또한 주축선수인 김단비가 장염을 앓고 있는 가운데 최윤아의 부상 후유증과 하은주의 결장 속에 득점이 저조했고 3점슛 19개 중 1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쉬운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삼성의 이호근 감독은 “배혜윤-김계령-허윤자 등 국내 빅맨들이 좀 더 역할을 해줬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라고 밝히면서도 공격이 완전히 막힌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마치 뭐에 홀린 것 같았다”며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삼성은 사흘 뒤 부천실내체육관에서 홈팀 하나외환을 상대로 올스타전 휴식기 이전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삼성은 올시즌 하나외환을 상대로 3승 1패의 우세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호근 감독은 “이미선이 햄스트링이 올라와 걱정인데, 오늘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아 하나외환 전도 어렵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후유증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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