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청와대의 문건 유출과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의 진상 규명을 위해 개회된 국회운영위원회에 증인 출석을 하지 않은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이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출석 지시에도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건 유출과 관련해 국가 기강을 문제 삼았던 청와대의 결속력은 물론 박 대통령의 리더십 자체에도 심각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여야는 운영위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김 수석의 증인 출석을 합의했다. 김 수석은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 유출과 관련해 청와대 특별 감찰을 주도했다. 따라서 야당은 9일 운영위에서 김 수석에게 문건 유출 관련자를 회유하거나 강압 조사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수석은 증인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 김 수석은 대통령 비서실장의 운영위 참석으로 긴급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전국의 민생안전과 사건 상황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적 특성이 있어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수석과 함께 정호성ㆍ안봉근 제1,2부속비서관도 운영위에 출석하지 않자 야당은 앞으로의 의사일정도 거부하겠다고 나서 운영위는 파행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50분 만에 정회됐던 운영위가 오후에 속개되었음에도 김 수석이 증인 출석을 하지 않자 김기춘 비서실장은 “출석을 지시했는데 본인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출석을 요구하고, 비서실장이 지시한 데 대해 공직자가 응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응분의 책임 물어야 한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 수석은 사의를 표명했다, 김 수석의 사의 표명에도 김 실장은 사표는 받고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야는 입을 모아 이번 사태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오전부터 비판의 날을 세웠던 새정치민주연합은 물론 새누리당 운영위 간사인 김재원 의원도 “사의가 있어도 여야의 국회 출석 합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라며 김 수석의 불출석에 대해 유감이라고 전했다.
이번 김 수석의 불출석 문제는 공직자가 국회의 여야 합의를 정면으로 거부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건 사태와 관련해 문건 내용 자체보다 문건 유출에 초점을 맞추고 청와대 공직 기강을 질타했던 박 대통령은 항명까지 이어진 청와대 공직자의 문제로 리더십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정권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던 김 실장 또한 문건 유출 사건에 이어 항명 사태까지 이어진 청와대 내부의 일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에도 대선 후보시절부터 자신의 복지 공약을 대부분 주도했던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약 미이행과 관련해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내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진사퇴하며 리더십과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해 심각한 타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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