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선진국’ 대한민국, 행복도는?

기자수첩 / 김영린 논설실장 / 2022-03-21 06:20:59
플리커<사진=플리커>

 

문재인 대통령이 제103주년 3·1절 기념사에서 강조했다.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된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페이스북에서 과시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2017년 3만 달러를 돌파한지 4년 만에 3만5000달러를 뛰어넘었다. 4년 중 2년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한국은행이 추계한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은 3만5168달러라고 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고 꾸준하게 성장한다면 수년 내에 4만 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의 국민’은 이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조사되고 있다. 유엔 지속가능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한 ‘2022 세계행복보고서’다.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느끼는 ‘행복도’는 조사 대상 146개 국가 가운데 59위에 불과했다. 정부의 자화자찬과 달리 국민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행복도’ 순위는 60위 필리핀, 61위 태국을 약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불황’이라는 일본의 54위보다도 뒤지고 있었다.

한때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일컬어졌던 대만은 26위, 싱가포르는 27위로 우리보다 훨씬 높았다. 중국에 반환된 홍콩의 경우만 행복도가 정치적인 여파 때문에 81위에 그쳤다는 보도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시아의 4마리 용’에서 탈락,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필리핀, 태국과 행복도를 다투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못마땅한 순위마저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국민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치솟는 집값을 따지면 그렇다.

서울에서 소득 하위 20%인 시민이 평균 주택가격 상위 20%에 해당되는 집을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99.5년 동안 소득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38년이나 늘었다고 했다.

99.5년이면 100년, 한 세기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으면 본인에서부터 손녀 손자에 이르기까지 꼬박 모아도 어렵다는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손녀 손자까지 손가락만 빨면서 산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세금이다. 세금을 내지 않고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행복도가 높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1인당 소득 3만5000달러를 자찬했지만, 어디까지나 국민 전체의 ‘평균값’일 뿐이다. 빈부격차가 심하면 평균값을 밑도는 국민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조사도 나오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18세 이상 20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68%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작년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늘었다’는 응답은 30%에 그쳤고, 2%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코로나19도 행복도와는 거리를 벌리고 있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안치실에 보관된 시신이 넘쳐서 ‘안치 냉장고’를 찾고, 먼 지역으로 ‘원정 화장’까지 하는 형편이라는 소식이다. 일본의 어떤 언론이 ‘지옥의 상황’이라고 비아냥거렸을 정도다.

 

토요경제 /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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