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시재생뉴딜사업이라더니···“동의도 없이 내 땅을 주차장으로?”

체크Focus / 신유림 / 2021-10-26 06:00:16
인제군 토지주 반발…군 차원에서 서류 조작 주장도
기린전통시장. 사진=인제군▲ 기린전통시장. <사진=인제군>

강원도 인제군이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관련해 군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군이 ‘기린 전통시장’ 주변 주차장 건립 확정 과정에서 땅 주인들의 동의 없이 서류를 꾸며 국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26일 해당 지역 군민과 인제군 등에 따르면 군은 앞서 지난 9월 정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인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총사업비 111억8000만원(국비 67억원, 지방비 등 44억8000만원)을 확보, ‘노후전선 정비 및 화재알림시설 설치사업’과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인제군 기린 시장 상인인 제보자 A씨는 “군이 주차장 사업을 신청하려면 시장 상인 수의 60% 이상 동의가 필요하고 주차장 신규 부지확보를 위해서는 부동산 매매 사전동의서를 100% 확보해야 하지만 우리는 군청으로부터 어떠한 안내도 받은 바 없다”고 성토했다.


A씨는 “그럼에도 군은 상인회로부터 서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추가 부지는 토지수용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는 명백한 갑질이자 사유재산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A씨는 군 차원에서 서류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군이 받았다고 주장한 동의서는 ‘전통시장 인정 신청’과 ‘노후전선 정비사업’, ‘화재알림시설 설치사업’뿐으로 주차장에 관해선 의견을 나눈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상인들은 전통시장 인정을 받으면 주차장을 지어준다고 해서 동의해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상인들과 군청 공무원이 나눈 대화 녹취록. 자료=제보자▲ 상인들과 군청 공무원이 나눈 대화 녹취록. <자료=제보자>

이는 A씨가 제공한 군청 공무원과 상인들 간 나눈 녹취록에도 나타나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군청 계장은 “(주차장) 면적이나 그런 부분은 내부적으로 작성하기 힘들어 제외하고 동의서 서식을 드리면서 ‘이런 사업을 하니까 설명을 드리고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몇 평방미터, 몇 프로 등은 공무원인 저희가 적성했다”고 말했다.


또 “주차장 부지는 상인회에서 여러 안을 주었지만, 우리가 정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확한 위치는 서류상 없지만, 구두로 설명해 드리라고 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어 상인들이 “정확한 위치를 구두로 설명하라고 한 게 맞냐”고 재차 추궁하자 계장은 “저희는 그렇게 말씀드렸던 것 같다”며 말을 바꿨다.


또 계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 하도 많은 일을 하니까”라며 “기억은 없지만 서로 현장을 다녔으니까 충분히 이해했을 거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군청 과장은 상인들과 대화에서 “(서류)앞에 주차장 정보를 명시해서 서명을 받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잘못한 것을 인정한다”고 고백했다.


A씨는 “가장 중요한 주차장 위치에 대해 확실히 하지 않은 채 동의서를 받은 것은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는 것으로 주차장 위치가 중간에 바뀌어도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또 군청의 계속된 말 바꾸기 행태도 지적했다. 군청은 사전 설명회나 공청회를 약식으로 했다고 주장했으나 주민 몇 명이 참여했는지 밝히지 못하다가 결국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연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씨는 “이렇게 임의로 작성된 서류로 사업에 선정된 건 명백히 공문서위조에 해당한다”며 “인제군은 이번 사업을 시작할 권리조차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인제군청 관계자는 <토요경제>와 가진 통화에서 “정보공개는 상인회에 일임해 동의서를 받아 처리했다"며 "공청회 문제는 전통시장으로 등록하면서 바로 주차장 공모신청을 하다 보니 두 공청회에 혼선이 있어 사과드렸다”고 설명했다.


공문서 위조 주장에 대해서는 “그분들이 감사청구도 했고 국민 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에 저희(인제군)가 잘못한 게 있다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계속 강행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전부 반대한다면 불가능하겠지만 찬성한 분들도 있다고 판단해 의견을 좀 더 청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sy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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