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LG생건 등 ‘납품업체 갑질’로 과징금 33억…“행정소송 나설 것”

산업 / 김시우 / 2021-08-19 15:20:46
쿠팡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쿠팡이 납품업체에 경쟁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판매가격을 높이라고 요구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쿠팡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은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LG생활건강, 유한킴벌리, 한국P&G, 매일유업 등 101개 납품업자에게 일시적인 할인 판매 등으로 내려간 경쟁 온라인몰의 판매 가격을 올리라고 요구했다.


경쟁 온라인몰이 판매가를 낮추면 곧바로 자사 사이트의 판매가도 최저가에 맞춰 판매하는 쿠팡의 ‘최저가 매칭 가격정책’ 때문이었다.


납품업자가 쿠팡의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쿠팡 사이트에서 상품을 제외해버리거나 발주를 받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쿠팡이 지속적으로 관리한 납품업자의 상품은 총 360개였다.


쿠팡은 128개 납품업자에게 자신의 최저가 매칭 가격정책에 따른 마진 손실을 보전받기 위해 213건의 광고 구매도 요구했다.


이처럼 납품업체의 경영에 간섭하고 광고를 강요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해당한다.


소비자들에게 쿠폰 등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베이비 제품, 생필품 등의 페어 행사를 하면서 참여 납품업자들에게 할인 비용 57억원을 전액 부담시키기도 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납품업자 등의 판매촉진비용 분담비율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또 쿠팡은 직매입 거래 중인 330개 납품업자로부터 연간 거래 기본계약에 약정하지 않은 판매장려금 104억원을 받았다.


판매장려금은 납품업체가 유통업체에게 자신이 납품하는 상품의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지급하는 돈으로, 서로 약정한 목표 판매액을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성과 장려금’이 이에 해당한다.


판매 장려금을 받으려면 납품업체와의 계약에서 약정해야 하지만 쿠팡은 계약에 없는 장려금을 받았다.


쿠팡은 LG생활건강, 유한킴벌리, 매일유업, 남양유업, 쿠첸 등 8개 대기업 납품업체에 대해서는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홍선 공정위 유통정책관은 “최근 제조업체의 힘이 유통업체로 넘어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대기업인 납품업체라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서 온라인 유통업체에 우월적 힘이 있다고 인정한 첫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는 쿠팡의 부담 능력을 고려해 과징금 액수를 일부 감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발 조처도 하지 않았다. 조 정책관은 “공정거래법상 경영간섭행위에는 형벌조항이 들어 있고 심사관은 (고발을) 요청했는데 위원회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쿠팡은 “재벌 대기업 제조업체가 쿠팡과 같은 신유통 채널을 견제하기 위해 공급가격을 차별한 것이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쿠팡 측은 “국내 1위 생활용품 기업인 LG생활건강은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이용해 주요 상품을 쿠팡에게 타유통업체 판매가격보다도 높은 가격으로 오랜 기간 공급을 해왔고 이에 대해 공급가 인하를 요청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부 재벌 대기업 제조업체의 가격 차별 행위가 사건의 본질이었음에도 쿠팡이 오히려 대기업 제조업체에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 점은 유감”이라며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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